동화(冬花)와 화동(花童)

by 지구 사는 까만별



사면이 얼어붙는

동지섣달


태양조차 적게 비치는

칼바람 위에

온 세상을 품어낼

따스한 서리꽃이 태어났다


자박자박

꽃잎이 묻은 내 꽃신은

저벅저벅

녹아내린 서리꽃의 투명한 유혈임을


여태 엄마 뒤에서 걷느라

눈을 맞아본 적 없는 어린 꽃신은

오늘날에서야 꽃이 직면해 온

눈보라의 차가움을 맞는다


서리꽃이 녹는 겨울은

서리가 없는 추위에도

사면이 얼어붙는 동지섣달


서리를 기다리며

발을 구르는 꽃신 위로

투명한 고드름이

메마른 뺨을 어루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