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찰에 고인 서릿발 바람이
얇은 문풍지를 두드린다
속세가 잔뜩 묻은 바람이
문풍지를 건드리면
중생의 얇은 마음이
촛불마냥 일렁인다
오색의 단청 아래서
파란 나물과
회색 옷만 입고 합장하는 그들
요란하게 들끓는
속세의 어리석음에도
겨울에 공들여 핀 홍매화
미련 없이 꽃잎을 떨구어
눈밭에 고고하고도 수북하다
세한의 바람에
꽃잎이 분분히 흩어져도
단청 아래 매화는 다시금 개화를 준비한다
안녕하세요 '지구 사는 까만별'입니다. 검어서 보이지 않은 까만별이 조금씩 빛나고자 감성일기를 펼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