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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사는 까만별 Nov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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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버린 너를 찾는 시간

나는 너를 찾는 시간에서

너를 만난 시간들을 재회한다


딸아이가 허리를 굽히고

제 손만한 너를 주웠을 때

그제서야 나는 계절을 느꼈다


지문 속에서 닳은 너는

활자처럼 빽빽하게 기억을 박고

나와 만날 날만을 기다리며

얕은 숨을 쉬고 있었다


바싹 마른 너는

닫힌 서적 틈 사이로

등대처럼 꼬마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었구나


초록을 잃어가는 우리는

초록을 바라보며

꼬마의 등대를 켰음을

꼬마에겐 비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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