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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사는 까만별 Nov 10. 2024

억새




바람을 실은 너는

눈부신 비늘처럼 반짝이며 속삭였다

봄보다 더 찬란한 계절이 찾아왔다고


소리를 피워내던 넌

이슬을 태양에 반사하며

같은 언어로 춤을 추었다


봄의 꽃을 잊게 하는 갈색의 향기

타오르는 낙엽의 색에도

인공의 향수는 지지 않는데


어린싹을 틔우느라 말라가는

낙엽의 피부들은

어째서 하류마냥 밀려가는가


포르르 날아오르는 바람에도

외롭지 않고

한줄기 빛에도

부족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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