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빠

by 김승태

아빠에게 편지 오랜만이네.

아빠 난 이제, 아니 벌써 올해 50살이 되었어.

세월이 참 빨라.

아빠가 내 곁을 떠난 그때의 아빠도 50살이었어.

벌써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어.

사진 속의 아빠는 항상 그대로인데 난 이제 중년 아저씨의 모습이 되어서.

어쩜 아빠 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처럼 보일지도 몰라.

아빠를 생각할 때면 난 아빠와 헤어지던 그때의 나이로 돌아가게 돼.

그때가 그리워서 일지 모르겠어.

전쟁 같았던 수많은 날들도 마음 아파 울며 보낸 수많은 날들도 아빠를 원망하며 지새운

수많은 밤들도 이젠 다 그리움이야.

아빠가 내 곁을 떠나는 순간부터 그랬어.

아빠의 손을 잡고 나의 이야기에 대답하고 함께 밥 먹고 한

이불을 덮고 깔깔거리던 그때가 그리워서.

그리고 지금은 다시는 그럴 수 없어서.

아빠 며칠 전에 큰 고모부가 돌아가셨어.

아빠가 떠난 후로는 왕래가 거의 없어서

거의 25년 정도 만에 친가, 아빠의 동생들과 누나, 그들의 식구를 만났어.

그들은 엊그제 본 것처럼 나를 대하고 우리 집 장손이라고 소개를 했어.

그런데 난 너무 싫었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하고.

한때는 그들의 존재가 가벼이 여겨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 내게는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던 이웃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어.

그런데 나의 그 마음이 아빠에게 괜스레 조금은 미안하다는 생각을 했어.

아빠, 둘째 손자 재성이가 중학교를 졸업을 했어.

형아 보다 1 년이 늦었지만 얼마나 대견하고 고마운지 몰라.

나의 아들은 항상 나에게 길을 제시하고 나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주고 있어.

난 작은 아들을 생각하면 항상 웃음이 나고 행복해.

아빠 내 사랑스러운 작은 아들 항상 예뻐 해줘.

우리 재환이는 요즘 영화에 푹 빠져있어.

영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지금은 나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서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부쩍 자라서 지금은 나보다 더 키가 큰 어른이 되어가고 있어.

힘든 시절을 잘 이겨내고 있고 이젠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너무 고마워.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친구가 되어 나의 여행을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돼.

부족하지만 아빠와 나누지 못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어.

수많은 추억을 만들고 따뜻한 손을 잡고 걸으며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만들고 싶어.

아빠, 내가 이곳에서 해야 할 일들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줘.

나의 가족들을 위해 하는 일들이 곧 나의 즐거움이고 게을리하지 않도록

그래서 아빠는 다시 만나는 날 '아빠 나 조금 힘들었어. 그래도 나 잘했지?'

꼭 안고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아빠가 도와줘.

나이가 50인데 아빠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 주책없이.

며칠 전 장례식장에서도 흐르지 않던 눈물이.

아빠 내일 만나자.

아빠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있지만 내일은 아빠집에 놀러 갈게.


아빠 보고 싶어.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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