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7) / SW중심사회 2021.12
바닷길 걷기는 11월이 제격이다.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 10℃ 안팎의 늦가을 날씨는 걸음걸이를 상쾌하게 만든다. 이미 차가워진 바닷물의 푸른빛이 더욱 짙어져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주문진항에서 강릉 경포해변까지 이어지는 18km 해안길은 카페 거리, 소나무 숲길, 백사장 등이 변주하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영진, 연곡, 순긋 해변을 호젓하게 걷다가, 사천항에 이르러 분주한 어항 풍경을 만나기도 한다. 걷다 지치면 해변 따라 펼쳐진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고, 곳곳에 자리 잡은 편의점에서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천천히 해변을 걸으며 바다를 응시하는 건 마음속 응어리를 덜어내고 생각을 정리하는 의식과도 같다. 한 해가 다 가기 전, 두툼한 외투가 생각나기 시작할 때 길게 동해안 길을 걸어보자. 걸으며 한 해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채우는 것이다. 11월 동해안 걷기, 일 년에 한 번 일과(routine)로 만들어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