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는 상류 쪽 팔당대교부터 하류 쪽 일산대교까지 모두 32개의 다리가 있다. 한강의 대부분은 홍수 방지와 유량 유지를 위해 설치된 댐과 보에 갇혀 있다. 하지만 일산대교부터 서해로 흘러가는 강물은 더 이상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물길이다. 우기에는 강이 범람하고 건기에는 모래톱과 둔치의 벌판이 드러나는 온전한 강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한강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다리가 바로 일산대교다.
작년에 자전거로 일산대교를 건널 기회가 있었다. 다리 위에서 장엄한 강의 모습을 보고 감격에 찼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류 임진강과 합류하는 한강의 모습은 유장하고 아름다웠다. 특히, 바닥을 드러난 모래톱이 장관이었다. 그런 한강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일산대교를 찾았다. 이번엔 좀 더 깊게 바라보기 위해 천천히 걸어서 다리를 건넜다.
김포 구간을 지나는 한강은 댐과 보 대신 철조망에 갇혀있다. 바라보는 마음이 답답하고 안타깝다.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하루빨리 평화 통일의 그날이 오길 기원한다. 그래서 둔치의 산책로가 군인이 아닌 일반 시민과 우리네 딸과 아들이 자유롭게 쉬고 걷는 평화의 길이 되길 소망한다. [2022.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