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생은 가능성이다. 그러니 시도하면 할수록 가능성은 높아진다. 실험을 거듭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이유도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삶도 이와 닮았다.
머릿속과 마음을 헤집는 것들이 있다면 혹은 오래도록 머물러있는 생각들이 있다면 시도할 필요가 있다. 망설이기만 한다면 행동으로 옮기는, 실험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생각을 행동으로 끄집어 내보는 시도가 내 마음과 생각의 형체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준다. 어떤 결과를 맞이하던 시도하는 순간, 가능성에 시작 타이머가 작동하고, 이전의 망설임은 사라진 채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행동에 집중하게 한다.
피드백과 수정, 반복 등 여러 번의 실험을 거듭하고, 시행착오 끝에 잡히지 않던 생각과 마음을 거스르게 했던 바람이 점차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횟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손에 잡히는 거리는 좁아지고 결국에는 무엇인가를 손에 쥐게 될 것이 분명하다.
글쓰기도 가능성을 높이는 실험의 연속이다. 블로그가 그 시작이었다. 시작하기에 제법 시간이 걸렸다. 이유인 즉, 글 쓰고 싶은 갈증은 계속 일어나는데 시간을 투자했을 때의 이해득실을 따지며 포기하게 될 기회비용 때문에 끊임없이 저울질했던 것이다. 비교할수록 머뭇거림은 길어지고 정작 해보지 않으니 미련만 쌓여 갔었다. 시간을 투자하는 족족 좋은 글들이 쓰인다면 좋을 텐데, 필력과 시간은 직접적인 비례 관계를 가지지 않기 때문.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재능이 내게 있는지 없는지를 시도해 보지 않았고 현재서야 진행 중이라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 지극히 이과적인 나를 두고, 글쓰기를 취미로 두겠다고 했을 때 친구들은 '네가?' '써 본 적 없잖아?' '글 쓰면 그거 돈이 되나?' '감성적인 애들이나 글을 잘 쓰지 않나?' 기타 등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내 주위에는 블로그나 브런치를 하는 이들을 찾기 힘들다. 인스타그램 정도야 하겠지만 일기는 혼자 보는 건데 왜 굳이 공개하며 쓰는지 이해를 못 하는 공과대생들로 주위를 에어 싸고 있을 때였다. 나 또한 그리 생각했던 적이 있었던 터라, "개취(개인 취향) 좀 만들어 보겠다는데 뭔 말?"이라며 대꾸하곤 했었다. 지금은 이렇게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다지 별 볼일 없는 글이긴 하지만. 매일 아주 짧은 자투리 시간에, 길어야 반년도 되지 않는 쓰기이지만 이렇게 글쓰기 실험이라는 것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흰 가운을 입고 과제 실험을 하다가 한 번에 성공한 적은 드물었던 것 같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여러 번 시도하고 반복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었다. 한때 '흑백사진 인화' 동아리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암실에서 피사체를 제대로 인화시키려고 익숙하지 않았던 나는, 여러 번 시도했었던 것 같다. 그러니 글쓰기도 현재 그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 포기만 하지 않았으면 하고, 재미가 없어지지 않기만을 바란다. 여러 번의 글쓰기 실험 데이터가 누적되어서 그럴싸한 결과물들을 얻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