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고 춤추리
어느덧
몇 번의 계절을 거쳤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점점 더워지더니
숨도 못 쉴 만큼 타들어가면 이내 식어버려
꽁꽁 얼어버리는 그 계절이란 걸 몇 번 흘러 보낸 것 같아
이만하면 세상사는 요령을 터득할 만도 한데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야.
인간들 눈을 피해 다니는 방법
먹이가 있을 만한 곳을 알맞게 찾는 방법
찾은 먹이를 뺏기지 않고 재빨리 가져오는 방법
아무도 오지 않을 보금자리를 찾는 방법
바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방법
한번 해 보고
또 해보고 하며 터득하는 것이 요령인데
한번 해 보고
안 되는 것을 알고
그럼 하지 말아야지 터득하는 것이 요령인데
한두 번이 아니라
세네 번쯤은 지나야 제대로 안다고 해도
여서 일곱 번쯤 아니,
여덟 아홉 번쯤 해보고도
여전히 들키고 빼앗기고 도망치고
쓰러지고 후회하는 것은
아직도 세상 사는 요령이 없는 고양이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