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그림 Nov 06. 2018

11. 친구란

가면을 쓰고 춤추리




외롭지 않냐고?

삶은 원래 고독해 혼자만의 싸움이야

무사히 완주 하기에는 장애물들이 많지

항상 배고픔과 싸우고 인간 손에 잡히지 않게 만만의 준비를 갖추어야 해.

친구라.

그래 내가 어렸을 땐 그 친구라는 무리가 있었어

하지만 그들 모두 떠나갔지.



추위에 몸이 꽁꽁 얼 것 같은 날이면 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햇살 좋은 날에는 서로 털을 핥아주며 우정을 나누고

번갈아 가며 경비를 서면 조금 편하게 잠을 잘 수도 있었어

먼저 하늘로 가버린 친구를 보며 오랜 시간 슬픔에 잠겨 있기도 했어

힘들어도 힘들지 않고 곁에만 있어도 위로가 되는 진짜 동지 말이야.



그 친구들

지금은 없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지.

그렇게 똘똘 뭉쳐 힘든 시간을 이겨 내고 나니

자기 삶을 찾아 떠났어.

나는 여기 있는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어.



배고픔에 굶주려 인간이 주는 먹이 앞에 이빨을 드러내며

'내가 먼저 발견했어 내 거야 넌 여기 오지 마'

심지어 나를 공격하기도 했어

'이젠, 네가 없이도 잘 살 수 있어. 넌 이제 필요 없어. 지금 까지는 고마웠어'

또 다른 친구는

'난 이제 아주 바빠. 더 이상 너와 보낼 시간은 없어.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생겼단다'

하고 떠나갔지.



친구?

친구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삶 속에 나는 없어

나만 빼고 모두 각자의 소중한 것들로 가득 찼지.

잠깐씩 자기들 삶에서 필요할 때만 나를 관계

그런 관계에 더 이상 속하고 싶지 않아.

그뿐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