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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림 Nov 13. 2018

13. 목마름

가면을 쓰고 춤추리




배고픔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목마름이야

운이 좋아 먹이를 찾는 다해도

운이 좋아 물을 먹는 일은 없지.


그나마

비가 오는 날이면  흠뻑 젖은 아스팔트 위

고인 물로 목을 축일 수 있어

하지만 그 물맛은 정말 고약해




어쩌다 비가 고여있는 그릇을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지

하지만 이젠 그마저도 힘들어.

새벽마다 깨끗하게 치워진 거리는

내 물그릇 하나 남겨주지 않거든.



목이 말라

온몸이 건조해.

온통 투명해서 잘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맛도 나지 않는 그 물이란 게 참 신기하지.

마른 사막보다 마른 내 입과 몸은

늘 단비를 기다리며

구름 냄새를 맡고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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