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고 춤추리
배고픔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목마름이야
운이 좋아 먹이를 찾는 다해도
운이 좋아 물을 먹는 일은 없지.
그나마
비가 오는 날이면 흠뻑 젖은 아스팔트 위
고인 물로 목을 축일 수 있어
하지만 그 물맛은 정말 고약해
어쩌다 비가 고여있는 그릇을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지
하지만 이젠 그마저도 힘들어.
새벽마다 깨끗하게 치워진 거리는
내 물그릇 하나 남겨주지 않거든.
목이 말라
온몸이 건조해.
온통 투명해서 잘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맛도 나지 않는 그 물이란 게 참 신기하지.
마른 사막보다 마른 내 입과 몸은
늘 단비를 기다리며
구름 냄새를 맡고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