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경험 많은 상사가 구성원에게 맡긴 일들에 관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통제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죠. 왜 그럴까요? 바로, 지나친 통제가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막기 때문이죠. 결국 틀에 짜인 대로 일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성장을 막을 수 있는 건데요. 그러다 보면 리더 또한 전략을 세운다거나, 외부 파트너를 만드는 일들과 같이 자신이 진짜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을 소홀히 하게 되죠. 그렇다고 그간 해왔던 시시콜콜 개입하는 행동, 쉽게 바꾸기 어렵다고요? 그럼 세 가지 고정관념만 버려보세요!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한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실험 참가자들을 팀으로 나누어 모두 똑 같은 업무를 하도록 했죠. 그 중 어떤 그룹은 각 팀장에게 중간보고와 피드백을 받도록 했고요. 다른 그룹은 중간보고 없이 최종 보고서만 팀장에게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팀장들에게 최종 보고서가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자신의 팀이 얼마나 일을 한다고 느꼈는지를 물었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중간보고를 받은 팀장들이 다른 팀장들에 비해서 훨씬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당연한 결과 아니냐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모든 팀들이 제출한 최종 보고서가 똑같은 내용이었다는 거죠. 즉, 중간 보고를 받은 리더는 자신이 개입했다는 생각이 주는 자기 만족 때문에 결과물의 수준이 더 높다고 느낀다는 겁니다.
물론 리더의 노련함이 더해진 결과물은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오래 전 손을 놓은 리더들은 전문성 면에서 부하직원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있죠. 또 작업 중간에 리더가 너무 관여하게 되면 리더의 취향에만 맞춘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아무리 최신 트렌드에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라도 리더의 생각과 맞지 않으면 버려지기 때문인데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꼭 내가 신경 써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을 버리고 부하직원을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은 어떨까요? 내 머리 속엔 없던 멋진 결과물이 쏙쏙 나올 수도 있을 테니까요.
구성들이 간섭한고 얘기하는 리더들의 대부분은 “나는 자율을 줘야 할 때는 준다!”고 말합니다. 브레인 스토밍 시간이라던가, 젊은 감각을 요구하는 일에는 잘 개입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런데, 시시콜콜 간섭하는 리가 되지 않으려면 ‘자율을 줄 때는 준다’보다는 ‘몇 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맡긴다’라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는데요. 가령, 정말 급하게 업무를 끝내야 할 때, 처음 시도하는 업무라 그 프로세스가 확실하지 않을 때, 문제의 범위가 넓거나 그 답이 여러 가지인 경우, 그리고 객관적으로 실력이나 열정이 부족한 직원이나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에게 일을 맡겼을 때에는 리더가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이 낫죠.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하면 모든 경우에 자율을 주는 리더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직위가 높아질수록 책임과 권한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더 높은 직급의 리더로 올라간다는 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책임과 권한은 많이 소멸되고 대신 보다 높은 수준의 업무를 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죠. 즉, 권한과 책임의 양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질이 높아진다는 것인데요.
가령, 중간 관리자급은 실무를 제대로 챙기고 완벽하게 해내기 위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면, 임원이 되었을 때는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를 감지하며, 기회를 포착하는 책임과 그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권한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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