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저명한 마케팅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재키 후바(Jackie Huba)는 저서 ‘광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사람들에게 우리 제품을 통해 어떤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 말하는데요. 그러니까 어떤 제품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시켜주면 여기에 유대감을 느끼고 애착을 갖게 되며, 이런 관계가 꾸준히 지속되면 제품에 대한 신뢰가 쌓여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광팬 고객이 된다는 거죠. 그럼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미국의 친환경세제 제조업체 메소드(Method)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데요. 이들은 미국 세제시장에서 P&G나 유니레버(Unilever)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면서도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매출규모는 2001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100배 이상 성장해 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죠. 이런 성공 뒤에는 메소드의 옹호자들, 즉 이 기업의 광팬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이 회사의 슬로건을 본 따 스스로를 “더러움에 맞서는 자들”이라고 지칭하는 이들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메소드 세제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전파하고 다니죠.
이들의 메소드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클로락스(Clorox)가 데이지 꽃 향기가 나는 메소드의 세제에 대해 “이 향기는 우리가 맨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하며 생산중단을 요구했는데요. 이에 대응해 회사보다 메소드 팬들이 먼저 나서 “자연의 향기를 특정 기업이 소유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는데요. 심지어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까지 했죠. 이런 강렬한 항의에 결국 클로락스가 소유권 주장을 포기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습니다. 광팬 고객들의 애정,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났을까요? 메소드는 바로 다음과 같은 3단계를 거쳐 고객들과 그들의 가치를 공유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한 걸까요?
첫 번째, 메소드는 우리 제품을 쓰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어필했습니다. 친환경세제이니만큼 “각종 더러움(집안 곳곳의 세균부터 나아가 환경오염까지)으로부터 가족과 지구를 지켜낼 수 있다”는 가치를 내세웠는데요. 하지만 단순히 떠들기만 해서는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없겠죠? 그래서 이들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를 각인시킬 특별한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메소드 인간 성명’이 그것인데요. 여기에는 “메소드를 쓰는 사람들은 어떤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건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총 15가지로 구체적으로 쓰여 있죠. 예를 들어 “어디에 써도, 특히 지구에 안전한 제품을 만든다”, “화학 공장이 아닌 식물에서 나오는 성분을 쓴다”, “깨끗하게 닦은 접시, 떨어뜨린 것을 그대로 주워먹어도 되는 바닥 등을 추구한다”, “메소드는 환경운동을 지속하기 위한 우리만의 방식이다”와 같이 말이죠. 이들은 이를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알리고 실제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포장 안에 인쇄해서 넣었죠.
이를 통해 사람들은 세제를 쓸 때마다 메소드의 행동지침을 떠올리게 됐는데요. 그러니까 “메소드는 환경보호라는 가치를 실현시켜주는 브랜드”라고 인식하고 이를 쓰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거죠. 제품을 쓸 때마다 자부심을 느끼니 고객들은 이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됐겠죠?\
두 번째, 메소드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사실 신뢰는 광팬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핵심요소인데요. 만약 “우리 제품을 쓰면 환경을 지킬 수 있다”라고 말해 놓고 정작 회사가 친환경에는 별 관심도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사람들은 오히려 배신감을 느끼고 어떤 말을 해도 콧방귀만 뀔 테니까요. 이를 위해 메소드는 회사의 모든 것을 친환경에 초점을 맞춰 바꿔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즉, 사람들에게 “메소드를 쓰면 정말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높이고 행동변화를 유도한 거죠.
예를 들어, 메소드는 사무실 환경부터 바꿨는데요. 바닥에 초록 잔디를 깔고 사내 식당도 온통 초록색으로 도배했죠. 게다가 음식 역시 친환경 식재료만 썼습니다. 또한 친환경을 주제로 고객과 소통하는 전담조직을 만들었는데요. 바로 ‘브랜드 경험팀’이 그것입니다. 이들은 친환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관련되는 온갖 정보를 제공했는데요.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받기도 했으며 누군가 개인 블로그나 SNS에 친환경에 대한 글을 올리면 먼저 이를 찾아내 정보를 주기도 했죠. 특히 이들은 ‘제품 뒷이야기’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와 유투브 등에 올렸는데요. 여기에서는 우리 회사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세제를 만드는지를 설명하고 제작공법과 들어가는 성분 하나하나를 직접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메소드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옹호자를 자청하는 고객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세 번째, 메소드는 또 다른 광팬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광팬을 활용했는데요. 어떻게 했냐고요? 바로 우리 제품에 대해 떠들 수 있는 장(場)과 떠들 거리를 마련해 준겁니다. 즉, 우리 제품을 홍보하고 다니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광팬들에게 이에 대해 말하고 다닐 명분을 만들어주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 건데요. 메소드는 이를 위해 각종 친환경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이미 메소드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있는 광팬들은 그때마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메소드가 만든 메시지를 여기저기 퍼뜨리고 다녔죠. 특히 “섬유유연제의 주성분은 동물성 수지, 즉 소기름인데 이걸 사용하는 건 소 한 마리를 죽여서 그 기름을 추출해 당신의 옷에 부어버리는 것”이라는 다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더러운 작은 비밀”이란 캠페인은 광팬들을 통해 널리 퍼져나가 어마어마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죠. 이들은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PETA로부터 2006년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됐는데요. 이를 계기로 메소드에 대해 모르던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으며 더욱 많은 광팬을 만들 수 있었죠.
여러분께서도 우리 제품에 무조건적으로 열광하는 광팬 고객을 갖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가격이나 기능이 아닌 “우리 제품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가치”를 어필해야 하는데요. 메소드가 했던 세 가지 단계(영상으로 백업)를 벤치마킹 해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회사의 제품에 미쳐있는, 광팬 고객들이 점차 늘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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