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고객들이 어떨 때 확 넘어오는지, 그 포인트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세일즈 전략가 ‘질 콘래스(Jill Konrath)’는 다음의 4가지를 들었는데요. ‘Simple’, ‘iNvaluable’, ‘Aligned’, ‘Priority’가 그것입니다. 줄여서 ‘SNAP’이라 하죠.
잘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고객들은 세일즈맨의 얘기를 오래 들어줄 마음이 없습니다. 되도록 ‘짧고 간단하게’ 핵심만 추려주길 원하죠. 그런데 아직도 상당수의 세일즈맨들은 자리에 앉으면 하고 싶은 말을 속사포처럼 한정 없이 쏟아내죠. 그러니 고객들은 ‘세일즈맨이 오면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생기는 겁니다.
하지만 고객의 시간을 적게 뺏을수록 거절당할 가능성도 줄어든단 사실을 명심하셔야 하는데요. 안타까운 건, 상당수 세일즈맨들이 은 미팅 시간이 짧을수록 간단히 끝날 것이니 별 것 아니라고 여기고, 별 준비 없이 나갈 때가 많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급해 당황하다가 횡설수설, 오히려 시간만 잡아먹다 망치게 되죠.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사전에 ‘미팅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게 좋은데요. 즉, 고객에게 전할 ‘핵심 멘트’는 무엇인지, 옵션은 몇 개까지 제안할 지, 관련 자료는 언제, 몇 개나 꺼내서 보내줄지 등을 간략하게 정리하는 거죠. 단, 미팅 시나리오는 가급적 짧게 짧게 끊어서 준비하는 게 좋은데요. 예를 들어, 가급적 몇 분 안에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고객이 얘기를 더 들을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각각 시나리오를 달리 준비해 가는 식이죠. 이렇게 하면 고객이 원하는 정도에 따라 더 심플한 미팅을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짧고 간단하게’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고객의 마음을 열었다 한들, 그들이 볼 때 손에 잡히는 혜택이나 차별적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면 결국 “이게 뭐야”하고 등을 돌릴 텐데요. 가령, 한 세일즈맨이 건강 보험을 팔러 가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이 상품은 월 회비 5만원으로 위암, 간암, 췌장암, 당뇨 등 10개 질환에 대한 보험치료 혜택을 받으실 수 있고요, 만기일은 1년 마다 자동으로 갱신됩니다” 어떠세요? 다른 보험사 상품을 다 제치고라도 반드시 이걸 선택해야겠다 싶으신가요? 그렇지 않죠.
그런데 만약, 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너머 그것이 줄 수 있는 ‘가치’를 어필하면 어떨까요? 즉, 고객 입장에서 가치 있다고 생각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비유나 사례를 통해 그 혜택을 보다 손에 잡히게끔 묘사할 순 없는지 고민해 보는 거죠.
이를테면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고객님, 이 보험은 50대 이상의 나이대에 가장 많이 걸리는 10대 질병을 다 보장받을 수 있단 말이죠.(고객 입장에서 도움되는 가치) 이것은 다른 제품보다 1.5배나 쌉니다. 그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1년이면 몇 달치 차 기름값이 나오고, 5년이면 아이들 학원비가 빠지죠”(손에 잡히는 혜택 묘사)
어떠세요? 고객 입장에서 귀가 솔깃해 지는 말 아닌가요? 자, 그런데 여기까지 했다고 방심해선 안됩니다.
고객들이 상품의 가치를 알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목표 혹은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면 선택하려 들지 않을 텐데요. 아무리 다이어트에 좋은 제품이라도, 살 빼는 데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나와 뭔 상관이야” 하면서 지나쳐 버리듯 말이죠. 따라서 고객을 설득할 땐, 최대한 그들의 문제와 연관되는 상품을 제안하든지, 아니면 우리가 제안하려는 상품을 고객의 문제와 어떻게든 연결지어 설명하는 게 좋겠죠? 이를 위해선, 사전에 고객의 관심사나 문제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게 좋을 텐데요. 고객사라면 사전 인터뷰, 관련기사 스크랩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의 문제가 뭔지 미리 파악해 둘 수 있겠죠.
그런데 만약 고객의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기 힘든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땐, 해당 고객 혹은 고객사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을 법한 ‘다른 고객’ 혹은 ‘경쟁사’의 이야기를 살짝 언급하면서, ‘이게 당신의 일이 될 수도 있단’ 메시지를 던지는 게 좋은데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통계를 보면, 평범한 성인이 암에 걸릴 확률이 35%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50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그 확률이 절반 이상으로 높아지죠. 실제로 저희도 문의를 받아보면, 평소에 그렇게 건강했는데 갑자기 병에 걸려 병원비가 걱정이란 전화가 하루에 대여섯 통은 되거든요. 과연 이게 남의 일이기만 할까요?”
이처럼 고객의 문제와 우리 상품을 연관 지어 제안한다면, 그들은 여러분의 제안에 조금 더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넘어가는 고객이 있단 겁니다. 그들은 아마 이렇게 질문할 텐데요. “나한테 꼭 필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돈 들어갈 때도 많고 굳이 지금 이걸 사야 할까요?”라고 말이죠. 따라서 마지막까지 고객을 설득하려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만큼 시급한 문제라는 점을 꼭 알려줘야 합니다. 어떻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우리 상품을 샀을 때 얻게 될 ‘이익’보다 잃어버릴 ‘손해’를 강조할 때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이를 일컬어 ‘손실회피 성향’이라고 하죠. 이 부분을 자극해 주면 고객들은 ‘아! 이거 놓치면 큰일나겠네’ 하면서 여러분의 제안을 우선순위에 놓게 될 텐데요.
가령 이런 식으로 말이죠.
“고객님, 지금은 아이들 학비 대고 생활비 대는 게 우선이겠죠. 그런데 아빠이자 남편이며,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던 가장이 뜻하지 않게 병에 걸려 병원신세라도 진다면, 공부고 뭐고 온 가족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게 되겠죠.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적 고통이 커지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왜 안 생기겠습니까. 지금 이 결정을 내리시면 나중에 후회가 없으실 겁니다. "
그렇다면 ‘Simple’, 즉 짧고 굵게 메시지를 던지십시오. 다음으로 ‘iNvaluable’, 제품의 기능을 너머 가치를 드러내십시오. 이렇게 해도 넘어가지 않는다고요? 그럼, ‘Aligned’, 이 제품이 해당 고객의 문제와 연관된다는 사실을 어필하십시오. 이래도 구매를 꺼린다면, 마지막으로 ‘Priority’, 우리의 제안을 우선순위에 둬야 할 이유를 설명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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