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썩은 미소’의 줄임말인데요. 상대에 대한 비아냥이 묻어있는 웃음을 말하죠. 그런데 회사에서 이런 썩소를 날리는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리더와 조직을 향해서 말이죠. 바로 ‘조직 냉소주의’에 빠졌기 때문인데요. 이는 구성원들이 리더나 조직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더 나아가 적대감, 불신의 감정을 가진 상태를 말합니다. 냉소주의에 빠진 구성원들이 특히 문제가 될 때는 조직이 변화나 혁신을 꾀할 때입니다. 그들은 조직의 새로운 움직임에 적극 참여하기 보다 구경꾼처럼 수수방관만하며 불평불만만 일삼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협력을 아예 거부하는 식의 반(反)조직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무서운 것은 이게 전염성이 강해서 주변의 다른 구성원들까지 냉소주의자로 변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할 텐데요. 직원들의 마음 속에 냉소주의가 번지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심리적 계약이 깨졌을 때’와 ‘업무수행을 위한 지원이 불충분할 때’인데요. 이게 어떤 상황인 건지, 예방책은 뭔지 함께 살펴보시죠.
회사가 구성원들과 맺은 ‘심리적 계약’을 깨트리면, 구성원들은 커다란 ‘실망감’에 냉소주의자로 변합니다. 심리적 계약이란 구성원들이 회사와 마음속으로 맺은 일종의 믿음이자 약속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일까요?
먼저, 번번이 실패가 반복될 때입니다. 물론 어떤 회사든 실패를 겪을 수는 있죠. 다만 이때 중요한 것은 그 후의 대응방식인데요. 한 두 번도 아니고 비슷한 문제로 여러 번 실패가 반복된다면, 구성원들은 리더와 조직을 향해 ‘보나마나 이번에도 안 될게 뻔해’라고 하며 냉소적으로 대응하죠. 따라서 회사는 실패를 하더라도, 이를 통해 교훈을 얻고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요. 이때는 ‘AAR(After Action Review)’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즉, 각종 프로젝트가 완료 된 후 그 성공, 혹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나중에 강화 혹은 보완해야 할 점들을 뽑아내는 거죠. 이는 미 육군에서 교육훈련 후 그 결과를 점검하는 데서 시작된 것으로 픽사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많이들 쓰이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한 방향으로 쭉 진행될 거라고 믿은 조직의 전략이나 정책이 시도 때도 없이 변할 때도 구성원들은 실망감을 느낍니다. 이러면 ‘또 금방 말이 바뀌겠지. 대충 장단에 맞춰서 일하자’라고 생각하며 냉소주의에 빠지게 되죠. HP의 전 CEO인 칼리 피오리나는 재임기간 중 경영 효율화를 위해 구성원들에게 자발적 급여 삭감과 휴가 축소 등을 요구했는데요. 구성원들은 작은 희생으로 직원 해고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 정책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한 달 후, 그녀는 돌연 6천명의 직원을 해고했는데요. 그 결과 직원들은 회사에 크게 실망하며 냉소주의에 빠졌고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죠. 물론 CEO 입장에서 이런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럴 때는 왜 그럴 수 박에 없는지 그 정당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하겠죠. 즉, 회사가 직원들과 약속한 심리적 계약을 깨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납득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구성원들과의 ‘심리적 계약’을 깨트리는 것 외에, 또 어떤 것이 조직 냉소주의를 불러올까요? 바로 ‘업무 수행을 위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서’ 무력감을 느낄 때입니다. 분명 책임은 주어졌는데 자신의 판단에 따라 주체적으로 일할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상황인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일까요?
먼저, 경영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을 때입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주요 경영정보가 임원들을 중심으로만 공유되고, 구성원들에게는 결론 내려진 대로 지시사항만 전달되는데요. 이러면 구성원들은 ‘우린 그저 돈 받은 만큼 일하는 아무 힘없는 일개미지’라는 생각과 함께, 점차 수동적이고 무관심한 냉소주의자로 변하는 거죠. 이에 자포스 CEO 토니 셰이는 회사가 아마존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정보를 먼저 트위터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공개했는데요. 직원들이 외부 매스컴을 통해 소식을 접함으로써 회사에 소외감을 느끼고 등을 돌리지 않도록 한 것이죠. 이런 CEO의 배려에 직원들은 자신들이 조직의 소중한 일원으로 존중 받고 있다고 느꼈으며 애사심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업무 처리를 위한 충분한 의사결정권이 주어지지 않을 때도 구성원들은 무력감을 맛보게 됩니다. 일선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은 늘 수많은 문제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이때 만약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지 못하고 그저 제도나 지시만을 따르게 강요 받는다면 어떨까요? 구성원들은 ‘그래, 계속 그래라. 이러니 발전이 없지’라며 비효율적인 조직을 비웃는 냉소주의자로 변해버릴 수 있습니다. 이에 리츠칼튼 호텔은 직원들에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최대 2000달러 내에서 상사의 허락 없이 사용토록 결정권을 줬는데요. 고객을 세워두고 하염없이 상사의 지시만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자신이 판단한 최선을 실행할 수 있게 한 것이죠. 그러자 직원들은 자신을 믿어준 회사를 위해 더 신중히 판단하며 열정적으로 일하게 되었죠.
공장을 가져가고, 차를 전부 부숴도 좋다.
다만 내게서 포드 사람들만은 뺏어 가지 마라.
그러면 나는 이 사람들과 함께
다시 지금의 포드를 만들 수 있다
여러분도 헨리 포드처럼 열정으로 똘똘 뭉친 믿음직한 구성들과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혹시 여러분이 직원들과 맺은 ‘심리적 계약’을 깨트려 그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 보십시오. 또 구성원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해주지 않아 그들이 무력감을 느끼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챙기셔야 합니다. 최고의 자산은 열정과 애사심으로 가득 찬 구성원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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