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나는 핸드폰을 보고서도 이동할 수 있는 도시는 지루한 도시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문뜻 생각을 달리 해봐야할 것 같은 일이 있었다.
급격한 성장 속도를 맞추기 위한 건축의 대량화에 많은 도시들이 우후죽순 성장해왔다. 그렇기에 창의적이고 도시마다의 특색을 살린 도시보다는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시되었기에 새로운 시도보다는 기존의 도시를 재창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제 국가 전반적으로 성장 속도는 거의 변화가 없을 정도로 다가왔음에도 여전히 건축이 탄생하는 중점에는 변화가 없이 지속적이다. 새롭게 도시가 만들어짐에도 어느 도시를 가도 비슷한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는게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장애물이 없는 도시라는 명목으로 우리는 생활하는데 조심할 필요가 없어졌고 그 결과 핸드폰을 보고 걷더라도 문제가 없는 도시로 전락했다.
그렇기에 이러한 도시는 지루하다라고 말했었다. 허나 간혹 감정을 유발시키고 스스로에게 감동적이다라고 느낀 영화들을 보고 난 뒤에 이어폰을 끼고 그 영화에 삽입되었던 음악을 듣고 거리를 걷노라면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이 이입되어 새로운 도시의 이미지를 관찰하게 된다. 내가 그토록 지겹다고 느꼈던 도시가 표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느낌으로 말이다... 문득 궁금해졌다.
"지루하다는 존재가 도시일까? 아니면 그렇게 느끼는 나일까?"
만약 보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지루했던 도시가 다시 새롭게 느껴지는 도시로 변화한다면 복사붙여넣기식의 건물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게 될까?
과거 내비가 없던 시절에는 표지판과 특색 있는 건물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목적지를 간 적이 있다. 아버지와 어딘가를 떠날 때 나는 늘 길 찾는게 참 어려운데 그 시절엔 어떻게 그리 잘 찾아다니셨냐고 여쭈었던 적이 있다. 그때 아버지는 전라도에서 서울을 찾아가는데 고모가 "빨간 건물(정확한 건물의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지만)을 지나면 된다" 라고 말씀하시면 어찌되었든 찾아갈 수 있었다라고 말씀하신게 기억이 난다. 지금도 유효한 길 안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