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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빈 Dec 26. 2017

풍경 8 - 선거 벽보

풍경 8 - 선거 벽보

                                                               김한빈


  유월 장미가 담장에 나붙은 선거 벽보를 구경하려고 붉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는데, 출마자 절반이 범법자라 하니 언뜻 보면 지명 수배자 사진 같아도,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러 나선 만큼 인물들은 배우처럼 번듯하여, 한 표 달라고 어떤 사람은 눈물을 줄줄, 어떤 사람은 사거리 자리 깔고 큰절을 넙죽넙죽, 어떤 사람은 명함을 건네며 굽신굽신 인사를 하는데, 빌딩마다 붉은 현수막을 내리 덮고, 가로수마다 푸른 현수막을 가로 달고 동남풍아 불어라 바람에 펄럭펄럭, 공약은 나풀나풀, 손님 없이 잔치판을 벌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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