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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좋은 ㅎㅏ루 Feb 06. 2020

듀벨은 두벨일까? 트리펠일까?




맥주 공방에 갔다가 친구가 양조한 두벨 스타일 맥주를 마셔보았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쌉쌀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알코올 도수 9%의 고도수 맥주인데, 평소(지금 같은 겨울에는 특히) 고도수 맥주를 좋아하는 지라 이런 양조 실력이 부럽기만 했습니다. 저도 다음에는 고도수 맥주 양조를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잠시 이 맥주가 듀벨이냐? 두벨이냐?를 두고, 두벨과 트리펠의 색상을 두고, 공방분들과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알기 쉽게 정리해 봤습니다  

1. 두벨과 트리펠, 어느 것이  진한 색일까?


엥켈, 두벨, 트리펠, 쿼드루펠, 이것은 트라피스트 맥주의 종류입니다. 엄밀히 말해 맥주의 스타일이라기 보단 비슷한 종류끼리 묶어 놓은 카테고리에 가깝습니다. 들어가는 재료의 양, 알코올 도수 등에 따라 구분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같은 두벨, 트리펠이라 해도 양조장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편입니다.


그런데, 트리펠이 두벨보다 도수가 높아서 더 진한 색상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벨의 색이 더 진한 색입니다. BJCP 가이드를 보면,

두벨
IBUs  15-25   SRM 10-17  ABV 6.0-7.6%
트리펠
IBUs : 20-40  SRM : 4.5-7  ABV 7.5-9.5%


여기서 맥주의 색상은 SRM이라는 지표로 알 수 있습니다. SRM은 현대 맥주 양조에서 맥주의 색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준 중 하나입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연한 색, 높을수록 짙은 색입니다.


SRM 색상표를 참조하면 두벨의 10~17 정도는 브라운에서 짙은 브라운 정도, 트리펠의 4.5 ~7 정도는 노란색에서 짙은 금색 정도입니다. 두벨은 다크 라거에 가깝고, 트리펠은 바이스비어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수가 높은 트리펠이 오히려 흰맥주(밀맥주)와 비슷한 색상이지요.


사진 출처 : 내 친구


트라피스트 에일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 글을 참고하세요.



2. 듀벨은 두벨에 가까울까? 트리펠에 가까울까?

듀벨(Duvel)은 벨기에 양조회사 무르트가트 브루어리의 맥주 브랜드명입니다. 오리지널 발음은 두블(DOO-vul)에 가깝습니다. 영어로 악마(Devil)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맥주를 처음 마신 사람이 ‘이건 악마의 맥주’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듀벨은 두벨(Dubbel)과는 다릅니다. 두벨은 더블이라는 뜻의 트라피스트 에일이죠.

듀벨이 속한 맥주 스타일인 벨지안 골든 스트롱 에일을 BJCP에서 읽어 보니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듀벨
IBUs 22-35   SRM 3-6  ABV  7.5-10.5  %


이것을, 두벨이나 트리펠이랑 비교해보면,


두벨
IBUs  15-25   SRM 10-17   ABV 6.0-7.6%
트리펠
IBUs : 20-40  SRM : 4.5-7 ABV 7.5-9.5%

어떠신가요?
IBU, SRM, ABV 모두 두벨보다는 트리펠에 더 가깝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 BJCP 코멘트에도 ‘트리펠과  대단히  유사하나,  색이  더  밝고, 바디가  가볍고,  더  크리스피하고  더  드라이함’이라고 되어 있네요.


정리하자면, 듀벨은 이름은 두벨과 비숫하지만 스타일은 트리펠에 더 가깝습니다


듀벨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 글을 참고하세요  


제목 사진 : https://vinepair.com/articles/duvel-belgian-beer-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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