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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마다 좋은 ㅎㅏ루 Nov 13. 2018

모두가 아는 버드와이저는 미국 맥주일까?

앤하이저-부시 인베브의 인수 합병의 역사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맥주를 꼽는다면 단연 미국의 국민맥주인 앤하이저-부시 인베브 사의 버드와이저일 것이다(Business Insider의 기사를 인용하자면, 2017년 버드와이저와 버드라이트는 전 세계에서 판매된 맥주 중 약 14%를 차지하였다). 그런데 위키피디아의 설명에는 “앤하이저-부시 인베브(영어: Anheuser-Busch InBev SA/NV, 약어: ABI)는 벨기에의 맥주 제조 회사이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미국 회사가 아닌 벨기에 회사란다. 현재, 전 세계의 맥주 시장은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인수하여 더욱더 큰 기업으로 발전하고, 작은 기업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한마디로 맥주 트롤, 맥주 공룡의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시아의 맥주 시장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 ABI는 ‘Anheuser-Busch InBev SA/NV’의 약자이다. 이 이름에는 그간의 인수합병의 기록이 담겨 있다. 앤하이저(Anheuser), 부시(Busch), 그리고 InBev, 이 이름에는 어떤 역사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출처 : ratebeer.com


Business Insider 인용 기사 출처 :

https://www.businessinsider.com/most-popular-beers-in-the-world-2018-9


1871년, 앤하이저 가문과 애돌푸스 부시의 결혼

1871년, 앤하이저(Anheuser) 가문의 여인과 애돌푸스 부시(Adolphus Busch)가 결혼을 한다. 애돌푸스 부시는 제대로 된 양조장을 가져야만 했고 앤하이저 가문은 부와 망해가고 있는 양조장이 있었다. 이 결합으로 탄생한 기업이 Anheuser-Busch Companies이고, 이렇게 탄생한 맥주가 버드와이저이다. 사실 버드와이저는 애돌푸스 부시가 체코 여행 중 맛본 ‘부드바르 부드바이저’라는 맥주의 맛을 잊지 못해 그 맥주 제조법 그대로 가져다 만든 것이다(한동안 체코의 맥주인 부데요비치 부드바르 Budejovicky Budvar와 맥주 이름으로 펼친 법적 분쟁이 유명하다).


2004년, InBev의 탄생,  브라질 Ambev와 벨기에 Interbrew의 합병

InBev는 브라질의 Ambev와 벨기에의 Inerbrew가 합병한 기업이다. Ambev는 브라질의 국민 맥주라 불리는 브라흐마(Brahma)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브라흐마는 2016년 전 세계 맥주 판매량 순위에서 당당히 8위를 차질할 만큼 판매량이 큰 맥주이다(참고로 2017년 맥주 순위에서는 10권 밖으로 밀렸다). Ambev의 M&A의 역사는 조그만 투자 은행에서 시작한 ‘가란치아’라는 금융회사에서 출발하는데 금융회사에서 경영한 맥주회사 스토리가 재미있다('드림 빅'이라는 책이 가란치아라의 성공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Interbrew는 벨기에의 1위 맥주 회사이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는 호가든과 스텔라 아르투아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간 캐나다의 ‘라바트(Labatt)’, 미국의 ‘롤링 록(Rolling Rock)’, 독일의 ‘벡스(Becks)’ 등을 인수하여 몸집을 늘렸다. 2004년 이 두 회사는 하나로 합치면서 InBev라는 기업이 탄생한다. 그야말로 빅딜이었다.

2008년, AB InBev의 탄생

역대 최대로 회자되는 이번 빅딜은 규모가 더 커졌다. 바로 앤하이저-부시와 InBev가 합병한 것이다. 브라질 출신이면서 하버드를 졸업한 세 명의 투자자인 조르지 파울루 레만, 마르셀 에르만 텔레스, 카를로스 알베르투 시쿠피라의 ‘가란치아’는 브라흐마 맥주를 인수하고 벨기에 맥주회사와 M&A를 하더니 결국에는 꿈에 그리던 세계 최고의 맥주 회사 앤하이저-부시를 520억 달러에 인수하게 된 것이다('언젠가 앤하이저-부시를 사들이겠다'고 말한 우스개 소리가 현실이 된 스토리가 '드림 빅'에 나온다). InBev는 미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핀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사명에 AB를 두기로 한다. 바로 AB InBev의 탄생이다.


2016년 AB InBev의 사브밀러 인수

2016년 AB InBev는 1천40억 달러(114조2천억원)에 사브밀러를 인수한다. 세계 1위 기업과 2위 기업의 합병이였다. 사브밀러는 밀러 맥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밀러는 이제 몰슨 쿠어스의 맥주), 필스너 우르켈 등을 비롯한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의 동부 유럽의 맥주와 아프리카 40개의 로컬 브랜드 맥주 등을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맥주 기업이다. 이 합병으로 인해 AB InBev는 미국 내 독점적인 위치뿐만 아니라 맥주 신대륙인 아프리카 시장까지 장악하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 내 반독점 승인을 얻기 위해 동유럽 5개국 맥주를 일본의 아사히 맥주에 매각하게 된다.

여담이지만, 현재 한국에서 유명한 필스너 우르켈은 일본 아사히의 맥주이다. 이 스토리는 이렇다.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의 동유럽 맥주 회사들을 사브밀러가 인수한 바 있다. 사브밀러는 앤하이저-부시 인베브에 인수되었다. 앤하이저-부시 인베브는 반독점 승인을 얻기 위해 동유럽 맥주 브랜드들을 시장에 내놓았다. 중국의 맥주 회사와 동유럽 맥주 브랜드들도 매각에 입찰했지만 아사히가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아사히는 서유럽에서 유명한 이탈리아의 페로니, 네덜란드의 그롤쉬도 인수한 바 있다.


AB InBev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도 사들인다.
참고로, 2011년 크래프트 브루어리인 구스 아일랜드가 AB InBev에 매각된다. 구스 아일랜드(Goose Island Brewing Co.)는 미국의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설립된 양조장으로 일명 오바마 맥주로 유명하다(오바마 전 대통령이 영국 총리에게 자신의 고향에서 생산되는 이 맥주를 선물하면서 유명해졌다). 이 사건은 마치 네슬레라는 거대 다국적 기업이 스페셜 커피 전문기업인 블루보틀을 인수한 커피계의 인수합병처럼 엄청난 일이었다. 구스 아일랜드는 일명 1988년 세대로 미국 크래프트 브루어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으며, BAA 이사회 임원으로 미국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맥주 대기업들이 자신의 주도하에 맥주 시장을 재편성하고 있는 실정인데 앞으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도 두고 볼일이다.


OB맥주는 한국 맥주가 아니다.

1990년 대 중반 OB맥주는 하이트맥주에 점유율을 내주고 만다. 페놀 유출 사건과 하이트의 천연암반수 맥주의 반격으로 인해 그동안 줄곧 지켜온 국내 1위의 점유율을 내주고 만것이다. 두산그룹은 1998년 맥주사업을 철수하기로 하고 OB맥주 지분의 50%를 당시 벨기에의 Interbrew에 매각한다. 2001년도에는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인수를 위해 나머지 지분도 모두 매각한다. 이로 인해 현재 우리가 즐겨 마시는OB맥주의 CASS는 앤하이저-부시 인베브의 소유가 된 것이다. 바로 벨기에 맥주인 것이다.


텔레스가 한 번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회사 사람들에게 우리가 언젠가 앤하이저-부시를 사들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웃곤 했죠. ... 사람들이 나를 미쳤다고 생각할까봐 지레 웃은겁니다. ... 비록 그건 한낱 꿈이었지만 앞날을 미리 그려보면 꿈을 성취할 가능성이 있죠.”

<드림 빅>에서 인용


제목 사진 출처

https://tribwpmt.files.wordpress.com/2016/10/budweiser_0.jpg?quality=85&strip=all&w=400&h=225&cro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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