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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민혁 Jun 17. 2016

리베이트는 디자인 업계의 관행이 절대 절대 아니다

김수민 의원 비리 의혹 건에 대한 국민의당 성명 자료를 보고

국민의당 디자인 리베이트 및 사후계약서 비리 의혹에 대해 '디자인계 관행'이란 해명에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이에 관한 글을 쓴다.




먼저 내 소개를 하자면 적은 직원을 둔 소규모 시각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이나, 100명 대의 출판사와 에이전시 재직 경험이 있다. 그래서 직접 경험이나 간접 목격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밝히는 이유는 본 글이 '가짜 전문가'나 '마이너 한 종사자'가 헛소리하는 건 아니란 점을 알리기 위함이다.




먼저 리베이트 부분은 업계에 0건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 있게 말하는 건 리베이트의 숫자가 정말 50건의 플젝이 있다면 1건 나올까 말까 한 숫자다.


그리고 간접 목격한 리베이트의 경우 회사 수준이 대놓고 한 것도 아니다. 원청사의 월급쟁이 중 직급 높은 이의 단독 행동이었다.


정리하면 숫자도 매우 희귀할 정도로 적고, 그나마 간접 목격한 건도 한 명의 월급쟁이 심성이 나빠 단독적으로 이루어진 일탈이다.


이 정도를 '업계의 관행'이라 말하는 국민의당의 의견은 분명 헛소리다.




지금 해당 의원의 혐의는 총액 20억짜리 플젝 중 2억여 원이 흘러갔다는 정황으로 수사가 되었는데, 이런 금액 수준은 난 처음 들어봤다.


2000만원 정도 대대대행(오타가 아님. 재하청이 3번 겹친 상황을 의미해 '대대대'가 붙었다.) 플젝의 경우 모 회사의 임원이 몇 백 정도 챙긴 건 간접적으로 들은 적 있다.


헌데 자세히 보라. 결국 몇백 수준이다.


언론보도 보다가 2억여 원이 단 한 번에 얻어지는 수준은 난 처음 들은 액수다.




사족을 붙이면 내가 소규모 스튜디오 대표라고 '네가 20억 플젝을 보지도 못해본 거 아니야' 할 수 있다. 근데 앞서 적었듯 큰 회사 재직 경험이 있고, 공동대표인 이진영 디렉터는 나이에 비해 빠른 성장을 해 월급쟁이 시절 최종 직급이 부장 직급이었다. 부서원도 25명 넘었고.


아울러 이진영 대표는 20억 이상 짜리 플젝 리딩 경험이 몇 차례 있는 숙련자이다.


이런 경험을 한 이진영 대표 커리어상에서도 '한큐에' 2억여 원이 오가는 것은 못 봤다.




우리 회사와 일 해본 개인 혹은 스타트업은 알 터이고, 메이저 웹에이전시부터 마이너 한 웹에이전시에 발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기타 100억대 매출인 출판사부터 충무로에 위치한 짜치는 자비출판사랑 거래를 해본 사람은 하나 알 것이다.


100-200만원 짜리 소규모 플젝을 했을지언정, 현금을 직접 준다면 거절하는 디자인 회사들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그 디자인 회사들 모두 일반 수기 영수증이나 종이 영수증조차도 아닌, 전자세금계산서 발행하면 안 되겠냐고 할 것이다.


이유는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대형 에이전시까지 각기 다르지만, 각기 사정에 맞는 경영 혹은 재무상 이유가 있어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근데 국민의당 비리의 건에선 듣도 보도 못한 방식이 등장했다. 바로 체크카드깡이 등장했다는 것.


난 이 체크카드깡이 왜 있는지도 모르겠고, 디자인업에 종사하면서도 해볼 일도 없었고, 남이 했다고 주워 들어본 적도 없는 '기행 of 기행'이다.


근데 이런 기행이 디자인 업계의 관행이라니?


진짜 헛소리다.




잠시 딴 얘기를 하자면 앞서 언급한 높은 직급 월급쟁이가 회사 전체 의견과 다르게 개인적 착복을 하는 경우, 리베이트를 수락하는 대대대행사는 100% 실력 없어 몇 년 이내 망할 회사인 수준이다.


실력이 없어 영업력도 부족하고 그로 인해 일도 없으니, 극히 적은 일부가 리베이트 제안하는 것을 덥석 무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 회사 ABT는 올해 창업 2년 차이다.


2년간 리베이트 요구 자체가 0건이다. 시각디자인 사업 자체가 재료나 자재를 매입해 가공하는 게 아닌 순수 인력장사(?)라서 속여서 뺄게 없다. 굳이 디자인업에 리베이트를 한다면 투입 디자이너 인력을 속이거나 맨먼스 단가를 허위 기재하는 정도 수법 밖에 없을 것이다.


재료란 게 존재하는 건설업에 횡횡하면 횡횡하지, 재료 매입이 거의 없는 디자인업에 무슨 리베이트가 횡횡하겠는가.




흥분해서 여러 사인 나열해보니 이런 점이 오히려 정리된다.


"디자인 업계는 리베이트 나오기가 더욱 어려워 타 산업군에 비해 비리가 나오기 힘든 자체가 '관행'이다."


가공할 재료에 대한 매입이 필요한 제조업도 아니고, 공사자재가 고액으로 오가는 건설업도 아닌데, 무슨 놈의 리베이트가 디자인 업계에 횡횡하겠는가?




여기에 추가 사례도 적는다. 대기업 직원 중 잘 보면 하청업체나 협력업체에 뭔가 나쁜 짓해서 내부 감사로 쫓겨나는 경우가 있다. 헌데 그들 모두 건설이나 부품에 대한 쪽이다.


포스터나 브로슈어 발주업무를 맡은 대기업 담당자나, 홈페이지 발주업무를 맡은 대기업 담당자가 내부 감사에 걸려 해고된 건 단 한 번도 못 봤다.


오히려 디자인업계가 한국의 타 산업군보다 비리가 없다.




좌우간 리베이트가 디자인 업계의 관행이란 국민의당 발표에 너무 억울하며 분노가 치솟는다.


재료나 자재 매입이란 게 없어 오히려 비리가 나오기 힘든 특이성을 가진 디자인 산업군 전체를, 되려 비리의 온상이자 리베이트판이라고 일반 시민들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다.


디자인 산업군에 누명을 씌운 이유는 자기네 의원 1명 보호함이고.


이 상황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의 입장으로 너무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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