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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당 Oct 30. 2023

No1. 디카에세이 톺아보기

프롤로그|디카에세이 실마리?

 디카에세이(DicaEssay)는 디지털카메라(Digital Camera)와 에세이(Essay)가 결합된 용어다.

 

 영상 정보화시대의 물결처럼 문학도 그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아니, 따라가야 한다. 디카에세이는 수필의 한 형태이며, 장르의 확산이다.


 밥을 먹고 나면 너도나도 커피를 마시듯, 수필집을 내는 작가들도 자신의 작품 속에 사진을 담고 있다. 브런치 작가들의 글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발표하는 글마다 거의 사진을 싣고 있다. 작품 속에 글만 있으면 메마르며 건조한 느낌이 드는지 으레 사진을 첨부하는 게 일상화되어 간다. 소금 한 줌 치면 음식 맛이 달라지듯 작품 주제에 맞는 이미지나 사진을 글 속에 담는다. 사진이 소금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글을 쓰는 작가나 독자들이 그것을 모를 리 없다.  


 사진과 글의 결합, 즉, 사진과 글의 만남은 밥과 커피의 연결처럼 떼어 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된 지 오래다. 밥을 먹고 나서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를 마시듯 사진과 글은 붙어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디카에세이(DicaEssay)는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


 디카에세이는 기존 수필의 전형적인 틀을 깨고 나온다. 사진이 들어가면서도 길이가 짧은 수필, , 수필 영역의 새로운 시도다. 방향 틀기다.


 수필 작품에 사진을 첨부해 글을 완성했다고 하여, 사진을 담은 모든 작품이 디카에세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작품 속에 사진 몇 장 채워 넣고 이를 디카에세이라고 명명하고 책을 발간하는 이도 있지만, 진정 이를 디카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

 

디카에세이(DicaEssay)가 기존 수필과 차이점이라면 사진이 들어가되, 사진을 통해 글을 풀어가야 하고, 작품의 분량이 짧은 데 있. 


인스턴트 시대, 빠름을 강조하는 요즈음, 그 세대들의 취향과 입맛에 맞아야 한다. 원고지 15매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여 일부 수필 분들이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단 수필을 쓰고 있다. 일명 미니 수필, 손바닥 수필이라 하여 원고지 5매 정도 또는 그 보다 더 짧은 수필을 발표하고 있다. 런 류의  수필집도 시중에 여러 권 나와 있다. 길이가 짧으나 주제 전달이 빠르며 지루하지 않아 읽기가 쉽다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그렇게 수필도 점점 짧아지는 경향이 있고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글과 사진의 결합,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바늘 가는데 실 간다고 글에 사진을 넣은 것이 훨씬  보기 좋고 친근감이 든다.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디카에세이, 사진을 통해 의미를 형상화하고, 작가의 생각과 철학을 사진을 통해 녹여낼 수 있으면 작품으로 승산이 있다고 본다.


 수필 계간지 세이포레 The Essayfore를 보면 디카에세이의 실마리가 보인다.

 인천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수많은 수필가들에게 가르침을 준 수필가이면서도 평론가인 한상렬 선생이 있다. 선생은 수필 계간지『에세이포레』회장을 지내며 발행인으로  [포토에세이]라는 지면을 할애해 수필가들에게 작품을 발표하게 했다. 수필 계간지 에세이 포레 The Essayfore 2014년 봄 호의 지면을 빌려온다. 는  2009년부터 에세이포레문학회 회원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글을 발표했고, 2014년도에는 청주 무심천변에서 손수 촬영한 벚나무 꽃사진을 토대로 포토에세이를 남겼다. 꽃이란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썼다.



           



   

  





                                      


새순이 뾰족이 고개를 내민다.

천지에 꽃물 들겠네.

내 마음에도 꽃물 들겠네.


 살얼음이 녹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아! 살만하구나.’하고 마음 부풉니다. 자연의 혜택에 고마워하며 기지개를 켭니다.

 어느 꽃이든 화려하고 예뻐요. 그것은 아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의 조연이 있어서 그럴 거예요. 당신도 한몫한 거 알아요.

 꽃이 피길 기다리는 것도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한 가지 방법이래요. 꽃을 대하는 자세이고, 그에 대한 예의禮儀라나요.





 서재있는 계간지 에세이 포레The Essayfore를 살펴보니 포토에세이를 게재한 게 2009년 가을 호(통권 48호)부터다. 처음으로 기회를 얻은 작가는 충북수필문학회 회원이기도 한 이은희 수필가의 <도시의 노을> 작품이다. 이은희 작가는 저녁노을을 보며 한 컷의 사진을 남겼고, 사진 속에서 어머니를 착상했다. 그 사진을 통해 푸근하면서도 따스한 어머니의 사랑을 보았다.

  작품 발표는 이어진다. 2020년 에세이 포레The Essayfore를 봐도 포토에세이는 그 계보를 잇는다. 필자는 사정으로 에세이포레에서 탈퇴해 그 이후의 상황은 확인할 수 없으나, 포토에세이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발표되고 있을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지속적인 포토에세이 발표! 이는 남이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영역의 도전이며 확장이다. 삶이 그렇듯 문학에서도 낯설게 하기는 참으로 의미가 있다. 개척자의 정신이 녹아 있기에 칭송받을 일이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디카에세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에세이 포레The Essayfore 계간지에 실린 포토에세이 작품을 돌아보니 원고지 분량이 상당한 것에서부터, 한 장 이내의 짧은 것도 있다. 간혹 디카시와 같이 작품의 분량이 몇 줄 되지 않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길이가 들쭉날쭉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은 고무적이다. 눈재 한상렬 선생이 있기에 수필이 한 단계 더 성숙한 계기가 되었다. 선생이 시도한 포토에세이가 디카에세이의 바탕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필자가 갖고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라 시비 거리가 있을 수 있으나 양해를 바란다)



                  <2편에서는 '디카에세이 파고들기'란 주제로 글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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