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으로 떠올려 진 날의 회상
숨이 끊어지는 편이 좋겠다고
비장해진 몸뚱이는 물기를 잔뜩 먹었다.
문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조그만 아이가
칭칭 감고 온 투명한 실타래에 떠밀려
모든 빛이 잡아먹힌 깊은 수심.
아니 어쩌면 떠밀려
밀어올려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깊은 물의 바닥도 찰랑일 수면도 가늠할 수 없이 잠겨있다.
물 속에서 풀어헤쳐지는 실타래를 향한 헛 가위질
물은 내뱉을 수 없는 탄식을 꿀-꺽-삼켰다
숨이 멎을 듯한 아찔함에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속도를 비웃듯
그것은 유유히 가라앉았다.
나로 시작해 너로 끝나는 희미한 경계
극명하게 대립하지 않는 온기는 미지근하게 뒤얽혀 무엇을 잘라내야 할지 끝내 알 수 없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