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에게서 배운 인생의 태도
공원 산책을 나섰다. 바스락 거리는 나무와 높은 하늘 덕에 내 발걸음도 경쾌했다. 가고 오는 사람들 사이로 작은 배추흰나비 한 마리가 팔랑팔랑 날개짓하고 있었다. 세상 구경하는 나비를 따라 내 시선도 함께 비행했다. 나비를 따라간 시선 끝에는 나비가 있었다. 고양이 나비. 왜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양이를 나비라고 부를까. 나비와 놀기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니었을까. 나비가 나비와 함께 논다.
십여 년 전, 친정집 마당에서 기르던 길고양이 나비가 떠오른다. 기를 마음도 없었는데 제집인 양 그곳에 스스로 머물렀던 새끼고양이다. 고양이는 주인을 간택한다고 한다. 자신이 있을 곳을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 중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나비가 보이지 않으면 기다렸다. 결국 마음을 뺏긴 것이다. 예쁜 얼굴도 한몫했지만, 나비의 뻔뻔함이 매력으로 느껴졌다. 그건 아마도,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우리 집안 식구들의 성격과 반대여서 그랬을지도. 인생의 태도를 나비들에게서 배운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며 누가 먼저 알아봐 주기 바랐던 나의 작은 마음에게 바라본다.
나비처럼 삶을 선택해보기를,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