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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비 Feb 07. 2024

지속 가능한 블로그를 위하여

3장.돈과 행복의 균형 잡기 : 블로그2

한참 블로그 키우기에 진심이었을 때, '브랜딩'에 대해 매일 고민했었다.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들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장점이 뭐지?경제 블로그를 표방하고 있지만 전문가처럼 뛰어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과 연륜이 많은 것도 아닌 그냥 평범한 20대의 기록일 뿐인 내 블로그가 밋밋하다고 생각했다. 



이웃님들께 물어보면 지금 그대로가 좋다고 했지만 솔직히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이미 유명한 경제 블로그 인플루언서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뭔가 대단한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알겠다. '평범한 사람의 재테크 기록' 그 자체가 내 블로그의 정체성이자 강점이었다는걸. 



사람들은 뛰어나고 전문적인 글도 원하지만, 평범한 사람의 시행착오/성장기도 그에 못지 않게 좋아한다. 본인과 비슷해 공감되기 때문이다. 블로그 주제를 경제에서 일상으로 바꾸고, 편안한 마음으로 타 경제 블로그를 볼 수 있게 되니 이걸 깨닫게 되었다. 나는 심심할때마다 네이버에 '가계부'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는데, 그럼 꾸준히 가계부를 기록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블로그가 나온다. 그 중 마음에 끌리는 블로그는 내 예전 블로그와 닮아 있는 곳들이다.



평범하게 직장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소소한 부수입을 벌 수 있을지/더 나은 투자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성장하는 기록이 담긴 블로그. 대단한 지식은 없어도 그 기록들을 읽는게 재밌었다. 앞으로 이 사람이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웃 추가를 하게 되더라. 나만의 강점을 찾아서 뾰족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자연스러운 내 모습 자체가 특징이자 정체성이었음을, 경제 블로그를 그만둔지 반년이 다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지나고 나서야 눈에 보이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고민을 거듭할 땐 뾰족한 답이 보이지 않았는데 한 발짝 떨어지니 너무나 선명한 답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1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일상 블로그를 운영했다. 그동안은 다른 투자를 하기 보단 집을 사면서 만든 마이너스 통장 상환에 집중했다. 마통을 모두 상환하고, 블로그에 대한 부담도 완전히 내려놓고 지내다보니 다시 조금씩 돈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생겼다. 어느 순간 다시 예전처럼 하루의 대부분을 절약/재테크 얘기를 찾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럼에도 바로 경제 블로그 주제를 바꾸기엔 망설여졌다. 이러다 또 다시 재테크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서였다. 내 성향상 분명 또 그런 시기가 올텐데 그때마다 블로그 주제를 바꿀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미 블로그에 대한 부담을 많이 내려놓은 마당에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그냥 나의 성장을 위한 기록을 해도 되지 않나? 까지 생각이 닿았다. 블로그를 맨 처음 시작했던 마음처럼 온전히 나를 위해 = 돈을 잘 모으고 잘 쓰기 위한 기록으로 말이다. 



어차피 먹고 살려면 돈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고, 노후 대비를 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그때 그때 관심 갖게 되는 돈 얘기를 기록하자. 갑자기 돈 얘기를 하기 싫어지는 순간이 오면 잠시 쉬어가면 된다. 마음을 편안히 하니 망설일 게 없었다. 다시 경제 블로그를 하자! 



대신 예전처럼 관심 없는 주제를 조회수 때문에 쓰는 일은 지양하기로 했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 혹은 가장 중요한 절약/가계부 위주로 블로그를 꾸려나가는 거다. 즐거운 취미 생활로, 오래오래 지속 가능한 블로그를 위하여.


https://blog.naver.com/banbi13/223294794207




에 진심이었던 20대가

더 이상 돈을 쫓 않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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