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냥 두자.

당신과 나는 여기서 멈춤

by iima

우리가 안지 벌써 oo 년이 되었지.


오래된 인연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오래된 만큼 더 속속들이 그 사람의 특징을 알고 있을 테고, 그 사람의 장점을 알고 있는 만큼 단점도 명확하게 알게 된다.


만남을 앞두고 핑계를 대어 약속을 취소하는 방법. 타인을 처음 만날 때 보이는 모습. 기분이 좋을 때 세상을 다 퍼줄 것 같이 상냥해지는 모습. 어느 날은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가 어느 날은 뜬금없는 고마움의 표시. 화를 내고 토라지는 모습.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어떤 상황에 신이 나는지. 같은 일에 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욕심.


너의 그런 모습을 알면서도 참 긴 시간 이어져온 우리는 시간이 흐른 만큼 또 다른 일로 부딪히게 되기도 하는데…


한 번의 다툼으로 나의 에너지를 홀딱 벳겨먹을 만큼 오랫동안 삐진 너에게… 이 방법 저 방법으로 달래도 보고 화도 내보다가…


이젠, 더 이어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남은 마음이 탈탈 떨어져 나갔다. 너를 달래는 것에 쓸 에너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이미 마음을 정리했고, 너는 한참을 지나서 그제서야 너의 마음을 다독여 돌아왔지만… 반갑지 않았다.


너에 대한 내 마음은 그날 다 타버려서

이제 더 이상 마음 쓰지 않을 거야.

우린 이렇게. 그냥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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