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나 자신을 어필하는 PR은 너무 힘들어
세상은 자기 PR이 중요한 곳으로 변하고 있다. 자신을 잘 나타내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커리어로 연결되기도 하고, 나의 역량을 스스로 써내는 것이 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자기 PR이 정말 힘든 성격을 가지고 있다. SNS를 잘하지 않는 이유와도 연결되어 있다.
나의 가치를 왜 나 스스로 이야기하느냐는 것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가치는 내가 본 '나'이기 때문에 어떤 집단이나 어떤 행위를 위한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나의 PR이 객관적이냐는 의문이 든다. 그렇게 따지면 '남'이 말해주는 추천서 제도가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정말 내가 그런 존재인가?
주변에 같이 일한 사람들도 그렇게 평가했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그 PR은 실패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난 대놓고 스스로를 칭찬해본 기억이 없다. 하지만 은근한 관종이라는 INFP 답게 친구들이 칭찬을 해줬으면 하며 기다린 기억은 많다. (사실 친구들이 기다리면 해주기도 했고...) 칭찬을 받으려고는 아니지만, 그런 행동을 하고 기다리면 누군가는 알아채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누가 보지 않더라도 항상 내가 생각하는 '선'이나 가치관에 맞게 행동하려고 했다. 아무도 모른다고 해도, 내 가치관과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것은 내 마음에 큰 생채기를 내곤 해서 불편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나를 위해 편하다는 생각도 했다.
"나만 알면 돼." "누군가 알아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난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나'를 위해서 하는 거야."
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인구가 과다한 이 세상에서 이런 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들과 다른 '나'를 찾아서 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 남이 아닌 '내'가 집단에 속할 이유가 되는 거다.
이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언젠가 나는 자기 PR의 신이 되어 옛날의 나를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