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날 주저앉은 엄마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다. 엄마가 슬쩍 주저앉았다고 말했고 그날 갔던 동네 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에서 골절은 아니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틀 뒤에는 많이 나았다고 집 앞 가게에 바나나 사러 갔다 오셨다고 하셔서 진짜 괜찮으신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 집에 오셔서 밥도 맛있게 드시고 가셔서 기운을 좀 차리시나 보다 생각했다.
그러다가 허리가 찌릿 더 아프시다고 언니를 불러 다시 병원을 가셔서 진통제 주사를 맞고 오시고 네 발로 기다가 급기야 기는 것도 못하시게 되었다. 일주일 만에 그렇게 되었다. 이 때서야 MRI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미 보행이 불가능하고 급성기 병원 응급실은 코로나로 인해 얼마나 빡빡할지 뻔하고 이런저런 궁리 끝에 입원실이 있는 작은 병원으로 모셔왔다. 사설 구급차조차 코로나로 바쁘다고 무조건 기다리란다. 아아아 코로나 ㅠㅠ
입원을 시키고도 여기서 통증치료만 잘하면 별일 없이 수일 내로 퇴원하실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MRI 결과는 척추 압박골절. 아이코 얼마나 아프셨을까나. 아이코 이제부터 기나긴 입원이 시작되는구나. 처음에 딱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지 못해서인지 아직도 통증이 심해서 앉지를 못하신다. 이삼주는 통증이 심하단다. 육체의 고통은 정신을 피폐하게 한다. 극심한 육체의 고통은 육체의 다른 부분도 망가뜨린다. 팔십 대 후반의 심장병 환자에게는 심한 고통은 위험하다.
긴 입원은 기나긴 간병의 시작이다. 결국 다음 주 일주일간은 간병인을 쓰기로 했다. 엄마는 아직 모른다. 하루 십만 원 아깝다고 아깝다고 아깝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일주일 내내 말씀하실 테니 미리 말씀 안 드렸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도 차도가 없으면? 본격적인 장기전이다. 시술을 하던 수술을 하던 무언가를 해야 한다. 이것은 입원생활이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로 일반 보호자의 병원 출입이 제한되니 간병인을 쓸 수밖에 없다. 그 후로 재활은 어떻게 하나?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케이스를 찾아본다, 어쨌든 다 짧게는 두세 달, 일반적으로는 반년이 넘는 장기전이고 그 와중에 다시 몸은 더 약해져서 다시 골절이 오기도 한다. 여기에 심장이 더 부어오르면 엄마가 원하시는 집에서 조용히는 가능하지가 않다. 막막했다. 주변에 비슷한 경우를 겪은 사람 누구라도 붙잡고 진행이 어떠했는지 경과가 어떠했는지 묻고 싶었다. 내가 돌보던 같은 케이스의 환자들을 생각하니 더 막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