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별이야? 무척 밝다."
감탄하는 목소리가 가리키는 손가락 끝에 별이 있었다.
크고 밝은 별이 딱 하나 떠 있었다. '앞으로 나란히'를 할 때와 '만세'를 부를 때의 중간 높이로 팔을 들어 검지 손가락을 뻗어 닿는 곳 어디쯤 있었다.
어제는 목성이 아주 크고 밝은 밤이 될 것이라 했다. 외국의 유명한 천문학 박사는 하얗고 커다란 진주처럼 밝게 빛날 것이라고 했다.
어젯밤에 본 그 별은 목성이었을까? 하늘에 별이 떠 있던 위치를 생각해본다. 저녁마다 무심히 바라보는 노을이 있던 방향이 아니었으니 서쪽은 아니다. 오히려 노을의 반대 방향이었다. 태양을 비롯해서 빛을 내는 것들이 떠오르는 방향, 동쪽이었다. 그러니 목성이 맞는 것 같다.
빛은 진공 중에 1초에 30만 킬로미터를 직진한다고 한다. 지구와 목성의 거리를 따져 대충 계산을 해보니 목성의 빛이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이다. 이것도 대충 근삿값이다. 검색으로 찾은 수치들이라 전문가들이 보기에 엉터리 수치일 수 있다.
2022년 9월 26일 오후 9시 10분쯤 서울 어딘가의 하늘에 있다가 두 사람의 눈에 들어온 목성은 가리키는 손가락보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는 눈보다 30분 전에 존재했던 별이었다. "무척 밝다."라는 목소리가 내 귀에 들어오는 사이에도 시간은 흘렀다. 손가락이 하늘을 향하는 사이에도 시간은 흘렀다. 눈을 들어 별을 바라보는 순간에도 시간은 흘렀다.
지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지금이 아닐 수 있다. 여기라고 느끼는 것들도 여기가 아닐 수 있다. 지금 여기는 있는 걸까? 어제 그때 거기 너는 있었는가? 나는 있었던가?
지나간 시간은 항상 있었는데 없었던 것 같다. 너도 그렇다. 함께 였는데 아닌 것 같다.
풀어진 시간의 태엽은 결코 되감을 수 없다.
지금 별은 없다. 빛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