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1000여 차례의 트레킹을 했다. 리딩을 600여 차례 했다. 한양 성곽길 같은 초급 걷기부터 지리산 종주 같은 상급 난이도의 걷기까지 전국의 길을 걸었다.
그동안 걸으면서 직접 보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걷기 좋은 길을 선정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서울 지역의 길을 소개한다. 난이도가 높은 코스보다는 누구나 걷기 좋은 초급 길을 위주로 '서울 걷기 좋은 길 100선'을 시간 되는대로 연재한다.
길을 소개하는 원칙
길을 정리하는 데는 나름의 원칙이 있다.
1. 모든 길이 다 길이 아니다.
걷기 좋은 길이어야 하고, 찻길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어 걷는 길이어야 하고, 길마다 나름의 성격과 주제가 있는 길이어야 한다. 그래야 소위 말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2. 한 회 걷는 분량을 기준으로 한다.
북한산 둘레길, 한양도성길, 서울 둘레길 등은 한 테마로 묶여 있을 뿐 하나의 길이 아니다. 여러 길이 이어져 있는 것이고 각 코스마다 다른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한 회 걸을 수 있는 거리를 기준으로 각기의 특성을 살려 개별 길 별로 소개한다.
3. 초급 길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되도록이면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초급 길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둘레길의 범주에 들어가는 해발 500m 미만 길을 위주로 걷기를 즐길 수 있고 걷기의 건강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는 길이다. 초급 길이라고 해서 걷기 초보자가 걷는 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길의 난이도가 초급이라는 얘기이지 상급 걷기자나 초급 걷기자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초(하)급 길 안에도 다시 초급부터 상급까지 난이도가 나뉜다. 종종 중급 길도 소개한다.
등산 & 트레킹 & 걷기
미국에서 하이킹이라고 하는 트레킹은 등산과는 약간 다르다. 트레킹은 정상 정복이 목적이 아니다. 트레킹은 둘레길 걷기를 생각하면 거의 맞는다.
조금 높은 난이도, 즉 중급 이상 상급 트레킹은 능선 종주나 종주산행을 말하지만 그럼에도 주된 목적은 정상 정복이 아니다. 건강과 힐링이 트레킹을 통해 얻고자 하는 주된 목적이다.
물론 등산도 건강과 힐링이 목적이지만 정상을 밟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등산의 과정은 반은 오르막, 반은 내리막인 단순 구조다. 물론 종주산행을 하는 정도에 이르면 트레킹이나 등산이 거의 같아지기는 한다.
일반적으로 트레킹은 등산과 달리 비교적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걷기가 끝날 때까지 반복된다. 트레킹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운동량이나 운동 효과가 일반적인 등산과 비교할 수 없게 많아진다.
걷기는 원래 등산과 트레킹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심지어 대한걷기연맹에서도 트레킹도 아니고 등산도 아닌 평지 걷기를 뜻하는 개념으로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평지 걷기는 근력이나 심폐기능 향상 효과가 제한적이므로 걸으면서 체력이나 실력이 향상되면 트레킹다운 제대로의 트레킹을 하는 것이 좋고 난이도와 강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