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대하여
나는 답을 빨리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질문 앞에 오래 머무는 쪽에 가깝다.
무엇이 맞는지보다
왜 그런지가 먼저 궁금했고,
정답을 외우기보다
다른 질문을 하나 더 붙이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질문은 종종
미숙함으로 오해받는다.
결정을 못 내리는 사람,
확신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게 질문은
회피가 아니라 태도였다.
질문을 던진다는 건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선언이고,
사람과 상황을
단순화하지 않겠다는 선택이다.
나는 사람을 볼 때도
늘 질문부터 떠올린다.
왜 저 선택을 했을까.
무엇을 지키고 싶은 걸까.
어디에서 상처를 받았을까.
그래서인지
빠른 판단에는 서툴렀고
명확한 입장을 요구받는 순간에는
종종 침묵을 택했다.
그 침묵은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너무 많아서였다.
질문은
즉각적인 효용을 만들지 않는다.
돈이 되지도 않고
성과로 바로 환산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질문하는 사람은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럼에도
내 삶의 중요한 결정들은
대부분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이 선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지금의 내가
나답게 살고 있는지.
그 질문들이
나를 멈추게도 했고
돌아가게도 했으며
때로는
완전히 다른 길로 이끌기도 했다.
나는 답을 찾기보다
되묻는 쪽을 택했다.
답은
언젠가 바뀔 수 있지만
질문은
나를 계속 깨어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모든 게 정리된 상태는 아니다.
여전히 질문은 남아 있고
어떤 답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불안이 아니라
나의 방식에 가깝다.
나는
확실한 답을 가진 사람이기보다
좋은 질문을 놓치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여러 가지 질문을
집요하게 붙잡고 있다.
그 질문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사람을 이해하게 만들고,
내가 아닌 것을
조금씩 걷어내주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