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무 생각이 없고 싶다.
생각이 ‘많은 것’이라고
하지 않았다.
생각이 ‘깊은 것’이라고
했다.
어찌 됐든
단순한 질문은 아니다.
생각이 많더라도
어떤 생각이 많으냐,
생각이 깊더라도
어떤 방향으로
생각이 깊으냐에 따라
생각이 삶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내용과 별개로
생각이 많거나 깊은 것은
나를 힘들게 한다.
생각이 많고 깊은 자체가
힘든 게 아니라
생각으로 인해서
내 삶의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
(하지만 생각이 많고 깊어
좋은 점도 많다)
한 번씩 카페에 앉아 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온갖 이야기를 한다.
내가 자주 들리는 카페는
공간이 좁아서
옆자리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지 않아도
잘 들리는 편이다.
카페에서 하는 이야기들로
그 사람들을 삶을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카페에서 이야기하며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생각이 많거나 깊은 사람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듯 보인다.
나는 일상의 이야기를
잘 기억도 못하는데,
시시콜콜 그들의 일상들을
재잘재잘 엄청 잘 말한다.
스몰토크도 능력이다 싶다.
그들을 결코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나는 요즘
그런 사람들이 부럽다.
내가 듣기에 별것 아닌 이야기를
하하 호호 껄껄끌끌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진짜 부러운 맘이 든다.
생각이 너무 많거나 깊다 보면
삶의 가벼움에서 나오는 즐거움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본의 아니게 빵빵 터지는 웃음이
줄어든다.
그렇다고 우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벼운 일상의 잡담들과
거리를 두게 되면서
가벼운 이야기들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큰 즐거움들이 자연스레 사라진 것이다.
가끔은 정말이지
아무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웃고
그냥 누리고
그냥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잡담에 껴서 나도 막
웃고 즐기고 싶지만
이미 어떤 선을 넘어버린 것인지,
소위 스몰토크라고 부르는 대화들이
너무 힘들다.
웃고 떠드는 분위기는 부럽고
나도 그러고 싶지만
대화의 주제나 상황들은
견딜 수 없어한다.
어떻게 다시금
스몰토크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