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는 길

전시를 위해 서울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by 이키드로우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고 있다.

5월에 있을

단체 전시를 위해

담당자를 만나러 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몸으로 느껴지는 온도는

이미 봄의 중심에

다다른 듯하다.





한 달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지독했던 장염 때부터

의욕이 많이 꺾여버린 것 같다.


오늘 담당자를 만나

커피챗을 하면서

작품과 전시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될 것인데,

오늘을 계기로 다시

작업에 불을 붙일 수 있으리라,

살짝 기대해 보고 있다.






한동안

불안과 초조함,

무기력함으로 힘들기도 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장염 이후

그림을 손에서 놓고 나니

불안과 초조함이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졌다는 것.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오롯이 나를 위한 행위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떤 때는

내가 내 시간을, 내 삶을

오롯이 나만을 위해

이렇게 보내는 게 맞는가,

그것도 그다지

(경제적 관점에서 봤을 때)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것은

과연 괜찮은 것인가에 관한

고민들을 했던 것 같다.


그림을 놓고 지내온

한 달 여되는 시간에

그렇다고

그림보다 나은 어떤 것으로

내 시간을 채운 것 같지도 않다.


그냥

그것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는 게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아예

그림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살았다.

하기 싫다 좋다의 문제를 떠나

그냥 그것의 존재를

잠시 머리에서 지운 것 같다.


좋은 것은

그렇게 내 삶이

조금은

리프레쉬되더라는 점.

무조건

생산적인 어떤 것을

해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조금은 여유롭게

내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






서울역 도착시간이

곧 다가온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전시에 관해 아무 생각이 없었다.

만남의 시간이 다가오니

조금은 마음에 열정이

타오르기도 하는 듯?


오늘의 시간이

불안과 초조를 넘어

여유와 긍정으로

다시 작업을 재개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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