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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회재 Aug 06. 2024

초록입

장막 속 몇 개의 화분은 원체 꽃이 없는거래도 그렇더라도 꽃을 볼 수 없었다 생각하길 생각처럼 초록 입이나 끈질기게 벌리고 좁게 벌린 커튼 사이로 빼꼼 목을 빼보기나 했다 커튼너머 지친 살갗처럼 마른 꽃과 젖은 꽃잎은 스치기만해도 부수수 떨어져나갔다 거뭇하게 썩은 입도 안 썩은 감자칩처럼 부서졌다 사랑은 어디서 만들어졌길래 하늘로 내달리는 손가락들 꽃이 없으므로 풀들이 미쳤다 미쳐서 일어나려하며 달아나려하며 아는지모르는지 우리는 갈 데도 없는데 온 적도 없는데 완수가 없는데 닮지 말지 아무도 사람에게 찍히지 말지 억울한 초록입과 나머지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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