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들어서자 가랑비가 입술을 적셨다
입술 위에는 코도 있고 모자도 있는데
어떻게 입술을 적셨다
묻고자 입술을 들어 하늘을 멈춰세웠다
그러자 코는 납작해지고
모자는 등뒤로 떨어졌다
떨어진 걸 주우려니 온통 도토리뚜껑
납작한 나뭇잎
하늘에는 언제부터 청서가 타불처럼 앉아있다
그것이 본래인양 깍깍—멈추세우는데
나는 까치로 깍깍을 멈추세웠는데
젖은 입술 마른 부리 되도록 내리우는 털깃
까치 청서로 물러가고
나는 마른 부리로 모자를 줍는다
주워도 주워도 머리에 들어맞지 않아
떼버리고 누런 송이로 내리웠다
숲이 깍깍—
멈추세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