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변기가 막혔다.
(코가 자꾸 쏟아져서 휴지를 많이 썼고 종량제 봉투값을 아끼려 변기에 집어던졌더니 그랬다)
간단히 뚫리지 않아서 내버려 뒀다.
아침은 간단히 뚫렸다.
그러더니 비가 오나 보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
나는 똑같다.
내가 후련하면 누가 체한다.
그럼 체한 구멍은 누가 뚫어야 할까.
(신이가. 셀프가. 에고가. 뚜러뻥이가. 이은결이가. 시간이가. 사랑이가. 대체 누군가.)
그럼 내가 체할 것 같을 때는 어떡해야 될까.
대뜸 천장에 대고 따져 물었지.
후련해서 좋으냐.
새벽 다섯 시면 서름(사어)이 밀려온다.
그런대로 밥은 새로 안쳐야지.
수건도 다 썼으니 빨래도 해야지.
그나저나 오늘은 또 뭘 해 맥이나.
빨랫감 모아 그리로 향하는데.
거기 말라비틀어진 고구마야.
지금 내 얼굴도 까맣게 잊겠으니 적는다.
이 새 끼 또 울 고 있 다 .
앉은자리는 욥이 활짝 시험받는 중.
~내가 임신이 되던 그 밤도 저주를 받아라~라니.
저주가 너무 참신해서.
그만 울다가 웃어버리면.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건데.
지겨워죽겠어.
그만두자.
집에가자.
2월의 조증도 웬일인지 들르질 않길래.
그래도 봄처럼 또 한 번 잘 살아보려고.
억내서 연달아 운동도 하고.
샤워도 했는데.
운동을 해도.
샤워를 해도.
눈물이 나를 떨구네.
모두 정결하게 하고서.
원래대로 원위치로 되돌리고서.
사륵 눈이 감겨도.
어드레 고장난 건지 물이 줄줄 새.
눈물도 아깝고.
휴지도 아깝고.
젖은 휴지 필요한 사람도 없고.
바닥이나 훔쳐야지.
변기나 가득 채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