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첨으로 멸치를 돈 주고 샀다. 자려고 누웠는데 웬 멸치 한 마리가 잠들만하면 콧털을 건드리길래 시나브로 언젠간 잡아먹고 말리라는 치토스 선배의 지경에까지 이르고야 만 것이다. 대한민국 어느 밥상에나 부득불 기어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야 마는 백종원 백 개가 백 만개라도 모자란 치. 자고 일어나니 첫눈처럼 소복이 쌓여있는 신비로운 E 편한 세상.
멸치 볶기도 당빠첨인데 왜냐믄 멸치는 너무 쪼꼬맣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크기를 갖고서는 웬만하면 먹지 아니해야 될 것 같은 느낌. 함부로 먹이사슬을 침범하는 느낌... (괜한 중금속 이슈도 그렇고 자연스러운 생물 농축과 희석이 조금 더 이루어진 뒤에 인생간물의 섭취가 진행되어야 마땅하지 않나 싶은...
그나저나 300그램이란 생각보다 훨씬 많구나(삼겹살은 찔끔인데... 역시나 인간의 단위 기준은 재미도 없고 그닥 믿을 만하지도 못하노라.
겨울엔 요리 생각도 유달리 모락모락 피어난다. 뭐 얼마나 가지고 있다고 그리움의 냄새, 맡길 원한다. 멸치 볶는 엄마 옆모습, 손주가 스파게티 먹고 싶다 하면 삶은 파스타 면을 채에 받쳐 호호 불어가며 마가린을 덧입히던 고집쟁이 인텔리 할머니, 또......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큼 멸치를 즐겨 먹는 나라가 달리 또 있을까? 당장 앤초비 정도밖에 떠오르질 않는걸? 게다가 잔잔바리 멸치를 말이지... (진짜 아니라고. 기억 안 난다고......
느낌 레시피
마가린과 식용유를 적절한 김대기(前 프로게이머)의 지휘 하에 적절한 날을 골라 적절한 자리에 함께 모신 뒤 적절한 중약불의 두근거림 위로 커피 볶듯 둥글게 둥글게 충분히 적절한 시간을 들여 적절히 정성껏 (그마안...) 볶는다. (만약 멸치 밑에 수줍게 숨은 그것(라바)도 끌어안을 자신이 있다면 그것 먼저 눈물콧물 쏙 빼준 뒤 사랑으로 볶아준다
호두와 아몽두는 비니루에 넣어 이 자식이 그 자식이다 여기며 팔꿈치가 마르고 닳도록 피플스 엘보를 연속 작렬시킨다.
간장은 가공식품 원재료명 꼬리칸에 이름 올릴 만큼만 흩뿌리고 설탕 등의 끈끈함으로 모두를 한 몸 되게끔 유도한다.
이쯤 되면 총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으로 미치면서 자연스레 나눔의 지혜가 발현되는데,
딱히 나눠먹을 이웃사촌이 떠오르지 않음과 동시에 사실은 이 몸이 새들의 일용할 양식을 만들라는 계시를 줄곧 이행하고 있었다는 놀라운 깨달음에 이른다.
(혹시나 해서 챗봇에게 물어봤는데 새들에게 짠 음식은 영 별로인 모양이다. 근데 이 자식은 뭔 말만 하면 쭈뼛쭈뼛 책임회피에다 좀처럼 권장하질 못하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네가 제대로 알려주기만 했어도 내가 우리 집에 오신 귀한 사마 선생님께 맛있는 거 엄청 많이 대접했을 텐데 썩을롬
*** 급한 볼일로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어쩌면 이렇게 사요나라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