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의 겨울나기

by 자진유리




커피물을 끓이고


화분에 미지근한 숨을 뱉는다


북쪽 창은 샐러리가 들었던


은빛 보온포장지를 붙이고


건너 집에서 거실이 보이건 말건


해가 드는 남쪽 커튼은


종일 활짝 연다


13.8℃


실내 온도를 높이려 아침부터 안달이다


초록색 패딩을 껴입고


개구리 자세로 온 집안을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그러다 숨이 차면


찬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다리를 벌려 허공에 하트를 그린다


스무 번을 채우면 배가 끓는다


13.9℃


다른 집들은 못해도 20도는 유지하며 사는 모양인데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홀로 이불속을 덥히는 건 쉬운 일이지만


세상을 덥히기는 역부족이지


실은 나


북방유목민 출신이라


추위를 별로 타지 않아서

한겨울에도 온 창을 열고 매일 한 시간씩 환기를 해


그치만 몸을 씻을 때만큼은 너무 춥다지


왜냐면


나보다 물이 따뜻해서 그렇단다


개굴개굴


심술보


노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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