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생고기

by 자진유리



추위가 팔뚝을 움켜쥔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내 팔뚝을 주무를 수 있는 팔이 하나 더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

좌우, 고저, 안팎, 그것들의 격과 부피, 침략을,

늘 깨어 성실히 능선너머를 헤아려야 할 것.

서로 보듬어야 할 것.

이러고 있는 꼴이 좀 볼품은 없어도, 효과는 덜해도, 최선이다.

그래서 세상도 최선처럼 보인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와 크기의 몸뚱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 껴안는 것이 자연스럽고 효과도 좋다.

너와 내가 안고

사회가 가정을 돌보고

우주가 우리를 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우주는 무엇으로 팽창하겠는가.


우리 주변에는 팔이 하나 없는 사람이 있고

두 개가 있어도 팔짱을 끼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우주는 빠르게 식는다.

공해진다.


품을 게 없으면 덩치는 쓸모가 없다.

뿔뿔이 흩어진다.

다른 은하가 수없이 만들어진다.



닭이 알을 품는가

알이 닭을 품는가


알이 닭을 품어서야 되겠는가

알이 닭을 품으면 알은 무정으로 죽는다

그렇게 수도 없이 죽어왔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남았겠는가

그 알은 대체 얼마나 거대하고도 사려 깊은 자궁이어야 할 텐가


외괴로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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