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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회재 Jan 31. 2024

촛불 코스프레


부러 어둠을 늘리는 일


셀프 호르몬 조절


20년 전에도 그랬지 아마

빛을 내기 위해 나에게 없던 어둠을 스스로 창조해 냈지

결국 미약하게 빛을 냈지만

그 빛으로 사랑도 했지만

다른 어둠이 다가와 순식간에 나를 집어삼켰지




맞아

담배에 불이 잘 붙지 않았어

담배가 어디 갔는지 조차 보이지도 않았지

그 어둠은 얼마나 농도가 짙고 번식력이 강하던지 나는 자꾸 무거워져만 갔지



빛은 언제나 어둠을 뚫으려 하고

어둠은 빛을 자꾸 감싸려 든다


작은 방 안을 밝히는 촛불 하나

굳이 바란다면 그걸로 족하다


족하다는 것을 아는 어둠을

이제는 비추고 싶다


어둠이 내리지 않는다면

한낮의 커튼을 펼치리

그러면 나의 빛 사그라들겠지

사그라들어 낮게 빛나겠지

그런 것쯤 혼자서도 잘하니까

꺼야꺼야 할꺼야 맨날 봤으니까

누워서 글쓰기지


그렇게 돼버렸으니까

대놓고 쌍둥이자리니까

우리는 모두 쌍둥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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