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림책
한마디로 ‘추천한다’. 처음 '누가 시리즈'를 읽는 순간, 준이와 나는 동시에, 그리고 한눈에 이 그림책 속에 ‘퐁당' 빠져버렸다. 마치, 맨홀에 빨려가듯 급속도로 흥미와 사랑스러움 느끼게 되었다. 우리 친정 엄마도 이 책이 너무 재밌단다.
새와 고양이, 토끼, 돼지, 곰은 참 많이도 싸운다. 때로는 편을 먹고 싸우고, 때로는 각개전투한다. ‘바보!’ ‘나빠!’ 라며 서로 비난도 서슴치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실상 더 큰 전투가 벌어지는 곳은 아이들의 마음 속이다. 아이들은 내면 세계 속에서 스스로가 제어할 수 없는 순간적인 감정들과의 사투를 벌인다. 미움, 시기, 기쁨, 슬픔, 공감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그 감정을 직면하고 거부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반복한다. 바로 '성장'이다.
스티나 비르센은 도통 마음을 숨길 줄 모르고, 변덕이 죽 끓듯 하며, 그래서 가끔은 괴팍한 우리 아이들의 심성을 가감없이 그려냈다. 투박한 아이들의 마음을 포착한 그림체와 대화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고집불통이지만, 결국은 상대를 이해할 줄 알게되고 관계 속에 스며들며 성장하는 모습이 꼭 나의 아이의 모습만 같다.
준이도 생활동화 전집을 들여주긴 했지만, 요즘 책을 고를때는 아이에게 교훈적인 내용을 전달하고픈 나의 바람(?)이 담긴 책은 지양한다. 준이가 이야기 서사에 몰입할 수 있거나, 공감하거나 대리 만족하며 책 속에서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책을 고른다. (실패도 많다.) '누가' 시리즈에는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어른이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쌜쭉하고,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해맑은 동물들의 표정속에서 타인의 아픔과 공존의 즐거움을 발견한다.
이 책은 어른들에게도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져준다. 가령 '누가 더 예뻐?'에서 노란 새는 말한다. 노란색은 예쁘고 멋지다고. 하지만 분홍은 비린내 나는 새우 색깔같단다. 그 말을 들은 분홍 돼지의 표정은 울상이 된다. 예쁘다는 건 누가 정하는걸까? 다친 아이들 중 누가 가장 아플까? 싸우면 누가 제일 화가 날까? 누가누가? 저마다 다른 색이 예쁘다고 소리치는 아이들에게는 주관적인 감상을, 객관적인 사실인냥 이야기하고, 몰개성적으로 습득하고 마는 어른들의 모습이 참 이상해 보일거다.
스티나 비르센의 '누가' 시리즈는 한국에서는 총 16권 (3set)중 10권(2set)만이 출간된 상태이다. 소장하면 두고두고 준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추후 구입 의사 100%
1. 작가소개
스티나 비르센 stina wirsen
스티나 비르센Stina Wirsén은 스웨덴 예술종합학교인 콘스트팍(Konstfack)을 졸업한 후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엘사 베스코브 문학패, 『루트와 크누트의 슈퍼쇼』로 엑스프레센지의 ‘헤파클룸프(Heffaklump)’ 어린이문학상, 스톡홀름 시 문화상, 북유럽 일러스트레이터협회 상 등을 수상했다. 어머니인 카린 비르센과 함께 ‘루트와 크누트’ 시리즈, ‘얼룩덜룩’ 시리즈 등 다수의 어린이 책을 펴냈다.
(출처: 문학과 지성사 제공)
2. '누가' 동영상
(출처: 유투브 stina wirsen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