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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릎 Jan 11. 2021

반성문

오토바이에 달린 장갑엔
손 냄새가 푹푹 돌고 있을 것 같다.
그 앞에서 나는 시동이 꺼진 사람처럼 가만히 섰다
손을 어디로 숨겨야 할지 고민하며.


우리는 대개 손으로 일을 하잖아
돈을 세고, 자판을 두드리고, 악수를 건네고
접시를 닦고, 박스를 운반하고, 무언가를 써 내려가고
그래 무언가를 써 내려간다는 것,


시를 다 쓰고 난 뒤의 손에서도 냄새가 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저리도록 시를 써본 적이 있을까,
나는 왜 손만 빼고 모든 곳에서 냄새가 나는 걸까.


@대흥동 & 한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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