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데드라인(w.능소화 군락)
차차, 서서히.
누가 저 능소화에게
차차라거나 서서히 같은 말을 알려줄 순 없는 걸까?
한강변 다리 근처에서
후들후들 떠는 것들.
하루에도 수 천 번씩
어제 다짐해 둔 번지점프를 포기하며
숨어버리는 숨들.
아직 숨지지 못한
능소화 군락을
여름의 데드라인으로 칭하는 밤.
아, 여름 바람은 잔인하게도
서서히 불다가 소소히 진다.
한꺼번이라는 말이 변이보다 더 변이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한강에 떠있는 능소화를 본 적은 없다.
아침 빗물의 손톱이나 아스팔트의 발톱에 주홍빛 능소화물 든 것만 얼핏 본 것 같고.
100일 안에 첫눈이 올 것 같다.
그들의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들이 없다 해도.
@용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