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현상유지의 기로에서

by 안기자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글을 잘 쓴다"는 교수님의 칭찬이 9할 정도의 영향을 미친 건 확실했다. 교양 수업이었던 국어국문학과 '글쓰기' 시간에 칭찬을 받았다. 교수님은 생생하게 묘사를 할 줄 안다며 잘 썼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그 말이 오래도록 깊이 박혔고, 교내 방송국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말에 지원을 했다. 그대로 학보사의 일원이 됐다. 이 직업을 갖게 된 게 내 의지에 의해서 오롯이 선택한 결과는 아니었고, 결국 타인의 인정과 칭찬이 중요했던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최근 읽고 있는 책에서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며, 자신감을 갖게 된 순간부터는 자기가 바라보는 자신도 좋은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5년 차까지는 배우는 게 너무 좋았고 지금도 물론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래서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2019년부터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매일매일 '하루살이' 같은 인생이라 생각했다. 주말을 제외하면 매일 출고되는 발제 기사로 독자에게든, 데스크에게든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 업계 전반에는 '인정 욕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나뿐 아니라 다른 동료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마찬가지였다. 제 나름의 욕심을 갖고, 내 기사가 더 읽히고 더 파급력이 있길 바라는 건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는 동일한 생각이었다.


보이지 않는 경쟁에서 제 몫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특히 주니어 연차를 벗어난 시기부터는 그런 생각이 더 심해졌다. 기사를 쓰면서도 뭔가 중언부언하는 것 같으면 나를 자책하기 바빴다. 누군가는 잘 봤다는 얘기를 해줬는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비판했다.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다.


27살부터 34살까지 글로 밥을 벌어먹고 살고 있지만 한 번 정한 방향은 틀기가 쉽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다. 전공이 상경계열인만큼 자격증을 따서 항로를 틀어볼까 생각을 했지만 현상 유지만 하고 있다. 지금은 뭔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치라는 생각도 드는 게 현 상황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건 알지만, 겁이 덜컥 난다. 대학원을 감으로서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계속 생각이 난다. 언젠가 변화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올해 안으로는 결정을 내릴 것 같긴 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크게 인지하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더라도 잘 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