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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Nov 30. 2020

아내랑 잘 지내는 방법 3가지

13년간 여자 사람과 지내며 깨달은 점

외벌이든, 맞벌이든 아내가 돈 쓰는 것에 대해 일절 간섭하면 안 된다. 간섭한다고 소비패턴이 바뀌지 않으며, 오히려 열 받아서 반발심리로 지출이 늘어난다. 13년간 아내와 딸아이 두 명을 관찰해온 결과, 여자들은 감성이 풍부해서 계절을 잘 탄다. 첫눈을 보면 가슴이 떨리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마음이 울적해지며,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때면 여고생 감성으로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울적해진 기분을 달래기 위해 쇼핑을 해줘야 한다. 남자들 눈에는 그냥 다 똑같은 색깔의 니트지만, 브이넥, 라운드넥, 보트넥, 크롭, 루즈핏, 오버핏은 엄연히 모두 다른 거다. 특히 립스틱은 빨간색 안에도 피부 톤과 옷의 분위기에 따라 어울리는 립의 종류가 수 만 가지가 있으니 왜 집에 있는 립스틱을 또 사냐고 말하면 절대 안 된다.   


퇴근 후 아무리 피곤해도 아내가 집안일하고 있으면, 절대 놀면 안 된다. 맞벌이면 당연히 안되고, 외벌이 일지라도 절대 놀면 안 된다. 난 돈 버니깐 집안일은 안 해도 된다라는 생각은 30년 전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 끝났다. 2020년에 그런 마인드 가지고 있으면 이혼은 따놓은 당상이고 재혼도 힘들다.


아내가 회사일 하고 와서 힘들 테니 쉬라고 말해도 절대 쉬면 안 된다. 정 힘들면, 소파에 앉아 빨래라도 개어야 한다. 아내가 저녁 식사 준비를 했으면, 당연히 설거지를 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설거지란 그릇만 닦는 것이 아니다. 설거지 전 식탁 주변을 닦고, 설거지 후에는 주변에 튄 물기를 모두 제거해주며, 거름망 음식물을 깨끗이 비운 후 행주를 빨아서 건조대에 너는 것 까지를 말한다.         

 

아내와 잘 지내기 위해 아내를 자주 안아준다. 안으면 몸에서 옥시토신(사랑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유대감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글을 읽고 난 후 시시 때때로 안아주었다. 뿐만아니라 사랑의 호르몬은 점점 나이 들어가는 아내를 더 젊어지게 만든다고 한다.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키고 뼈를 단단하게 해 주며, 체중감량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UC버클리 생체공학 연구팀) 호모 사피엔스의 먼 친척인 침팬지들이 하루 종일 서로 이를 잡아주고 털을 골라주는 이유도, 스킨십을 통해 옥시토신 분비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중요한 것들을 학교에서 미리 가르쳐 주면 좋았을 텐데, 결혼하고 10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결혼이 처음인지라 신혼초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신혼초 아내에게 돈 많이 쓴다고 잔소리를 했고 회사 다녀오면 아이들과 10분 놀아주다가 소파에 누워서 텔레비전을 봤다. 지금은 과거 내가 저지른 잘못들을 회개하면서 위의 사항들을 잘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도 앞으로도 잊지 않고 계속 실천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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