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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Jan 02. 2021

분양가 상한제가 우리에게 좋은 것일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알게 모르게 접하고 있다. 요즘 핫한 주택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주택 수요보다 건설사가 너무 많이 분양하면, 미분양이 생기고, 주택 가격은 자연스레 떨어진다.      

과거 이명박 정권 때 그랬다. 그린벨트도 풀고 재건축 규제도 풀면서, 주택 공급을 미친 듯이 했다. 결과는? 집권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이 13% 하락했다. 덕분에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는 업적을 이루셨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     


정말 웃긴 것은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 목적은 집값 안정화가 아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집값을 올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24차례나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신 현 정부의 목적은 집값 안정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는 업적을 이루셨다.      


두 정부가 이룬 업적만 보면 진보 지지자는 이명박을 뽑아야 하고, 집을 가진 보수층은 문재인 정부를 뽑아야만 하는 것 같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주택 시장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고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진다.      


안타깝게도 집값 안정을 원하시는 현 정부는 규제를 너무 많이 걸어서 공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공급이 준 만큼 주택 가격도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다.     

주택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올랐다.


편의점 사장님들도 알바생을 쓸 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른다. 임금이 너무 비싸면 사람을 안 쓰고 임금이 너무 저렴하면 알바생들이 일하려 하지 않는다. 알바천국에 편의점 알바 시급으로 천 원 준다고 써놓으면 지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대로 시급 5만 원 준다고 하면  회사 때려치우고 지원하겠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정부의 개입으로 최저 시급(8,720원)이 시장 균형 임금(예컨데 5,000원)보다 높게 설정되었다. 최저 시급이 시장 균형 임금보다 높아지면 알바 지원자는 늘고 편의점 사장님은 알바생을 덜 뽑는다. 알바생 월급 주고 임대료 주고 편의점 본사 30% 드리고 나면 알바생 보다 못 벌기 때문이다.      


원래 정부의 의도는 알바생들의 임금을 올려서 예전보다 살기 좋게 해 주려던 것이었는데, 편의점 사장님들은 알바비가 부담돼서 알바생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인간이 아닌 로봇이 대체하기 시작했다. 대체되는 속도가 어찌나 빨랐던지, 2019년 OECD 조사 결과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한 나라” 영예(?)의 1등을 차지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 마트나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알바생 대신 셀프 체크아웃 기계가 심심찮게 보인다. 아마도 현 정부가 최저 시급을 급격히 올리신 이유는 4차 산업 시대를 다른 OECD 국가보다 빨리 대비하기 위한 혜안이었을까?        


그래서, 경제 공부를 해야 한다. 경제 공부를 하고 나면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컨데 요즘 집값이 미친 듯이 오르는 데 향후 어찌될지 알게 된다.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향후 주택시장 공급을 잘 보여준다. 주택은 빵처럼 하루 만에 만들 수 없기에 인허가를 받고 입주까지 3년 정도 소요된다. 안타깝게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인허가 실적은 계속해서 떨어졌다. 그리고 1인 가구 증가로 전체 가구수는 계속해서 늘었다. 그 말인즉슨 2022년(2019+3년)까지는 수요 대비 공급이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는 말이다. 주택 공급이 2022년까지 줄면 주택 가격이 어찌 될 것인지는 안 봐도 뻔하다.         


물론 금리가 오르면 주택 가격이 떨어질 리스크가 있지만 미국 연준에서 2022년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혼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우리나라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라 기생 통화이기 때문이다. 기축통화의 흐름을 따르지 않으면 해외 저금리로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우리나라에 몰려와서 원화가치가 미친 듯이 올라간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달러당 1,100원에서 500원이 된다면) 해외여행 다니기는 좋을지 몰라도 수출해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죽어난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맞은 것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가치가 미친듯이 올라갔고 결과적으로 수출이 안돼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 배운 경제 지식>     

수요의 법칙 :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어떤 재화의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 증가,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 감소

공급의 법칙 :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어떤 재화의 가격이 하락하면 공급량 감소,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량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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