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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손주부 Feb 12. 2021

33. 아내는 착한 걸까 우유부단한 걸까?

아 다르고 어 다르다. (Framing Effect)

아내와 결혼하기로 결심한 수많은 이유 중의 하나는 "착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내와 살면서 깨달았다. 착하다는 것은 "우유부단하다"와 한 끝 차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내도 필자와 "자기 만의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결혼했는데 "철학이 있다"는 말은 "똥고집 쟁이"의 다른 버전이었다.  


사람은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부정적 혹은 긍정적으로 느낀다. 물 잔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데, 우리는 "물이 반이나 있다" 혹은 "물이 반밖에 없다"라고 느낀다.  


이 처럼 사람의 인지과정은 상황에 따라 변한다. 따라서, 같은 말을 전하더라도 어떠한 틀에 담아서 전달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은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1. 필자가 열심히 일해서 월급이 예전보다 늘었다. 다음 중 어떤 방법으로 전하는 것이 더 나을까?

"자기야, 나 월급 100만 원 올랐어요!"

"자기야, 나 월급 20% 올랐어요!"

필자는 첫 번째 방법으로 아내에게 전할 것이다.


2. 필자가 열심히 투자한 주식이 지난달보다 떨어졌다. 다음 중 어떤 방법으로 전하는 것이 더 나을까?

"자기야, 이번 달 주식이 떨어져서 1,000만 원 손해 봤어요!"

"자기야, 이번 달 주식이 20% 빠졌어요!"

필자는 두 번째 방법으로 아내에게 전할 것이다.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긍정적 소식을 전할 때는 구체적인 숫자로 전달을 하였고, 부정적 소식을 전할 때는 %를 써서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구체적 숫자에 더 강한 인식을 받기 때문에 긍정적 소식을 전할 때는 숫자를 사용하여 강한 긍정을 전달한다. 하지만, 부정적 소식을 전할 때는 약한 강도로 전달될 수 있도록 숫자보다는 %를 사용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이를 잘 활용한다. 취업자 증가와 같이 좋은 소식은 "취업자 수가 50만 명이 늘었다"라고 숫자를 표현하고, 실업자 증가와 같은 나쁜 소식은 "실업률이 3% 증가했다"라고 표현한다. 물론 현 정부를 싫어하는 언론일수록 부정적 소식은 숫자로 전한다. 숫자로 표시하면 부정적 강도가 더 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1월 취업자 수 전년 比 98만 명 감소... IMF 換亂 이후 최대 실업대란 (조선일보)"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2/10/2021021000323.html

 


<참고 문헌>

기획 재정부 공식 블로그

https://bluemarbles.tistory.com/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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