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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부 Feb 23. 2022

직원들의 만족도는 어떠한가?

예전 글 6가지 투자 기준 중에 "직"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주식하다 폭망한 이야기)

https://brunch.co.kr/@iksangson/302


직원 만족도의 중요성

예전에 러시아에서 담배 생산 공장의 관리 팀장을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공장은 모스크바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규모 산업단지 안에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네슬레, 롯데제과, 삼성전자 등 다양한 종류의 공장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공장들이 근처에 있다 보니,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이 불가피하게 비교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는 인플레이션이 심해서 매년 임금 인상이 있었는데, 우리 공장 임금이 타회사 평균보다 낮아지면 직원들의 불만이 증가했습니다. 직원들의 불만이 올라가면 이직률 또한 올라갔습니다. 퇴사하는 직원이 많아지면 새로운 직원을 다시 뽑아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고 생산성 역시 떨어졌습니다. 실제로도 직원들의 불만이 높을 때 생산된 제품에서 품질 문제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가 겪은 경험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굉장히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아래 사진은 직원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와 생산성에 관한 연구 논문 리스트입니다. (Job satisfaction and productivity)

(출처 : 구글 스콜라)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소개된 "서비스 이익 사슬 모형"(Service Profit Chain Model)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고 행복한 직원이 많은 조직은 여러모로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 직원이 많아지면,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긍정적 분위기의 조직은 어떻게 하면 일을 잘 되게 할지 고민하는 직원으로 가득 찹니다. 이런 조직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다 실패를 하더라도 서로가 감싸주고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격려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많고 직업 만족도가 낮은 기업에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고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우리나라가 R&D 투자액으로만 보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지만, 생산성이 떨어지고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없는 이유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많은 조직에서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고 실패에 대한 징벌이 많은 환경이기 때문에 연구 개발(R&D)도 성공  확률이 높아 보이는 것들만 합니다. 우리나라 R&D 연구 성공률이 98%를 넘어서는 것을 보면, 성공확률이 높고 쉬운 단기 연구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가 떨어지면, 제품과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낮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구매를 멈추고 회사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회사는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 조정을 하고 이로 인해 사내분위기는 더욱 안 좋아집니다. 회사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고 직원들을 다그쳤는데, 직원들의 회사 만족도는 더욱 떨어지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은 더욱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직원 만족도와 사업 성공의 실제 사례

2000년대 초반에 잘나가던 스타벅스가 외형적 성장만 중시하다가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주가가 폭락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침몰하는 스타벅스를 되살리기 위해 2008년 하워드 슐츠 CEO로 재선임 되었습니다. 그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직원들의 만족도와 직무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슐츠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차별하지 않고 모든 직원들에게 건강보험을 가입시켜주었고 현장에 있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습니다.


슐츠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면서, 건의 사항이 있으면 중간 관리자를 거치지 말고 자신에게 직접 연락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직원들로부터 받은 5,000 통이 넘는 이메일을 본인이 직접 답하면서 그들과 소통하고 회사가 직원들을 챙겨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매출 손실을 보더라도 가게 문을 닫고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여러 교육을 시켰습니다. 직원들을 "Employee"라고 부르지 않고 사업의 "Partner"라고 부른 슐츠의 직원 우선주의 전략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상승 시켰고, 머지않아 떨어지던 매출과 주가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 만족도 확인 방법

CEO 평판 조회 때와 마찬가지로 indeed.com 과 glassdoor.com을 이용해서 내부 직원들의 만족도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한때 일하기 좋았던 기업이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별점과 순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스타벅스의 직원 만족도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스타벅스의 경우 2012년에 "글래스도어 선정 일하기 좋은 기업 (Best Places to Work Top 100)"에서 34위에 랭크될 정도로 일하기 좋은 기업이었는데, 2018년에는 96위로 떨어졌고 2022년 현재에는 10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하워드 슐츠에 이어 새로 부임한 케빈 존슨이 2017년에 취임하였는데, 슐츠의 인본주의 경영 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타벅스는 2018년 이후로 일하기 좋은 기업 Top100 순위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글래스도어에서 찾은 스타벅스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생각입니다.

(출처 : glassdoor.com)


직원들이 생각하는 스타벅스의 장점은 회사 복지가 좋고 근무시간이 유동적이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반면 단점은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고 스트레스 많은 근무환경을 꼽았습니다.


스타벅스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인건비 상승과 공급망 우려에 따른 비용증가입니다. 손님이 증가하면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여, 원활한 고객 응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스타벅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충원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적은 수의 직원으로 매장 운영을 하려다 보니, 기존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직원들의 직무 만족도가 떨어지고 이직율이 올라갔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원으로부터 나오는 서비스는 아무래도 좋을 가능성이 낮습니다. 불쾌한 서비스를 경험하는 손님들이 많아지면 매출은 자연스레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스타벅스에서도 과도한 업무량으로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스타벅스에서는 강도 높은 노동 등으로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정신질환 진료 노동자 수는 2016년 172명에서 작년 600명으로 5년 새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


출처 : 오피니언뉴스 https://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592


추신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은 2021년에 가지고 있던 한국 스타벅스 지분 50%(1조3550억원)를 이마트와 싱가포르 투자청에 모두 팔았습니다. 처음 50% 지분 투자에 100억원을 썼으니, 수익률이 130배에 달합니다. 현재 한국 스타벅스는 브랜드 사용 로열티로 매출액의 5%를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에 지급합니다.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1/07/28/20210728000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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