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나면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의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아침 먹은 것 설거지 좀 하고 간 밤에 건조된 빨래들을 개어서 서랍에 넣으면 10시가 된다. 10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면 어느덧 아이들을 데리러 갈 시간이 된다. (이런 젠장) 회사 다닐 때는 주말이 빛의 속도로 지나갔는데, 주부가 되고 나니 평일 오전 시간이 빛의 속도로 지나간다.
아이들이 오면 빛의 속도로 요리를 해야 한다. 두 딸아이는 엄마를 닮아서 초초초 미식가이다. 조금만 맛이 없으면 아예 먹지를 않는다. 입이 까다로운 아내는 어릴 때 잘 안 먹어서 성인이 된 후에도 몸무게가 40KG를 넘지 않았다. 만삭일 때가 48kg이었으니, 할 말 다했다.
엄마를 닮은 아이들은 아무거나 잘 안 먹고, 게다가 한 번 먹은 음식은 향후 2주 동안 먹지 않는다. 그래서 매 끼니마다 무슨 요리를 만들지 창작의 고통에 시달린다. 브런치 글쓰기는 요리하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런 와중에 정말 만들기 쉽고 아이들이 잘 먹는 레시피를 2개 찾았다. 그것은 바로 참치 마요 덮밥과 만두 밥이다!
참치 마요 덮밥
1. 집에 굴러 당기는 참치 하나를 까서 기름을 쭉 빼준다. (기름 안 빼고 했다가 느끼해 죽는 줄 알았다.)
2. 양파 1/4개를 도깨비방망이 믹서기로 간다. (느끼한 걸 싫어하면 많이 넣어도 된다.)
3. 마요네즈를 대충 넣고 1,2를 섞은 후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낸다. (시간이 좀 더 있으면 계란 지단이랑 마요네즈로 아래와 같이 꾸며준다.)
만두 밥
1. 집에 굴러 당기는 냉동 만두를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2. 익힌 만두를 주걱으로 박살 내어 준다. (박살 낼 때 남편 생각하면 더 잘된다. 난 남자라서 아내를 생각한다.)
3. 따뜻한 밥이랑 섞어서 먹으면 된다. (취향에 따라 참기름이나 굴소스 조금 넣으면 더 맛있다.)
이 요리는 예전에 해피투게더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성"님을 통해 소개된 요리다. 요리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다가 유레카처럼 갑자기 떠올라서 만들어봤는데 아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었다.
아, 글을 쓰다 보니 벌써 12시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만 점심 하러 가보겠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