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편 N2B는 철학의 DNA
철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철학의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그것은 기존의 확신을 부정하고(Not), 다른 길을 제시하며(But), 이유와 논증으로 설득하는(Because) 구조 속에서 빛을 발한다. 그래서 철학의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면, 그 흐름 전체가 곧 N2B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은 바로 이 구조였다. 그는 상대의 주장을 먼저 반박했다(Not). 이어서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But). 그리고 질문과 추론을 통해 이유를 끌어냈다(Because). 그의 대화가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깨달음을 낳은 이유는, 그 속에 구조가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역시 N2B의 틀 속에 서 있다. 그는 잘못된 추론을 비판하고(Not), 올바른 논증의 형식을 제시하며(But), 그것이 진리를 탐구하는 길임을 설명했다(Because). 데카르트 또한 “감각은 믿을 수 없다(Not). 하지만 나는 생각하는 존재다(But). 왜냐하면 의심조차도 생각의 증거이기 때문이다(Because).”라는 구조 속에서 근대 철학의 기초를 세웠다.
동양 철학도 다르지 않다. 공자는 혼란한 세태를 부정하고(Not), 도덕과 예의라는 질서를 제시했으며(But), 그것이 인간 사회를 바르게 세우는 길이라고 말했다(Because). 불교는 집착을 부정하고(Not), 무집착의 길을 제시했으며(But), 그것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Because). 서양과 동양을 막론하고, 사유의 핵심에는 언제나 동일한 구조가 흐르고 있었다.
철학은 결국 부정에서 출발해 전환을 제시하고, 이유를 통해 합의를 모색하는 인간 사유의 가장 정직한 기록이다. 그렇기에 철학은 늘 시대를 바꾸고, 인간을 깨우며, 사회의 근본을 다시 세웠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N2B는 철학의 DNA다. 철학은 지식의 근원이자 삶의 지도를 그려온 사유의 여정인데, 그 여정 전체가 N2B의 구조로 움직였다. 우리가 철학을 읽고 여전히 공감할 수 있는 까닭은, 그 구조가 우리 안에 이미 새겨진 DNA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