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되찾기 위한 매일 '글 쓰/적는' 습관 실천하기
지은이 렌털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morimotoshoji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대여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혼자 들어가기 어려운 가게 같이 가기, 게임 머릿수 맞추기, 꽃놀이 명당 미리 잡기 등 사람 한 명분의 존재가 필요할 때 이용해주십시오. 고쿠분지역에서부터 드는 교통비와 식음료 비용만(돈이 들 경우) 받겠습니다. 아주 간단한 응답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오후 2:20 2018년6월3일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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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로 시작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활동은, 공지 전에는 3백 명 정도였던 폴로어 숫자가 약 10개월이 지났을 무렵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폴로어가 늘면서 의뢰 건수도 늘어나 지금은 하루 세 건씩 쉬는 날도 거의 없이 매일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
(중략)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지만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책이 한 권 완성되는 것을 흥미로워하면서, 또 놀라면서 그저 보고만 있다.
제1장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목표는 사람 한 명분의 존재를 제공한다
(중략)
나는 어째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생각한걸까.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심리 상담사 고코로야 진노스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퍼트린 <존재 급여>*라는 개념일지 모른다. 그 단어를 접하게 된 것은 아내 덕부이다. 아내가 고코로야의 블로그를 곧잘 들여다보았는데, 그것을 옆에서 보다가 우연히 그 말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솔직히 나는 평소 그의 말에 수상쩍다, 자기 계발서 같다, 너무 말만 번지르르하다는 인상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공감하거나 옳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 않았는데, 존재 급여도 그중 하나였다.
말할 것도 없이 급여란 노동의 대가이며, <뭔가를 한> 대가로 치러진다. 하지만 고코로야는 <급여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가치는 있다>라고 글을 썼다.
그 글을 보았을 당시에는 뜬구름 잡는 소리 같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사고 방식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게 정말 가능할까 싶은 호기심이 마음 한구석에 조금씩 뿌리를 내렸던 것 같다.
(중략)
없어도 좋지만 누군가 사람 한 명이 거기 있는 것만으로, 그저 더해지는 것만으로 기분이 달라질 때가 있다. 첫 장에서는 <혼자 들어가기 어려운 가게에 함께 갔으면 좋겠다>, <연극 연습을 지켜봐 주면 좋겠다>, <일터에 같이 있어 주면 좋겠다>, <방 청소하는 것을 봐주면 좋겠다> 등 <그저 그 자리에 있기>를 바라는 의뢰와 사람 한 명분의 존재를 일시적으로 빌려주면서 생겨나는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책 한 권이 나왔다니 놀라운 가성비 생산성이네.
만약 이 서비스가 국내에도 있어 의뢰를 한다면?
조만간 멀리 가야하는 출장길에 조수석에 그냥 앉아 있기, 같은 것을 주문할 것 같다.
20년 가까이 매달 3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글을 쓰고, 페이지를 편집하고, 출판을 하는 에디터란 직업을 가졌었다. 매거진을 그만 둔 이후 약 5년 간은 난필증 또는 난독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언가를 쓰거나 양껏 읽는 일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졌다. 요즘 들어 감각을 언어화 하고, 생각을 체계화하는 글쓰기가 뇌운동과 내면 챙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새삼 깨닫고 있다. 초심과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다시 '글을 써/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30일 동안 매일 필사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필사하는 책은 그때그때 마음가는 대로.